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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비(2019. 11. 11)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애청자님들, 잘 지내고 계신지요? 한국도 비가 좀 오는 것 같은데, 로마는 한국의 장마철처럼 비가 옵니다. 해는 짧아지고 비가 추적추적 오락가락 하는 날이 며칠 이어지고, 장기 예보도 매일 비라고 하니까, 기운이 푹 떨어집니다. 에너지를 올리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만, 저는 음악 들으면서 잠시 그 리듬과 이야기 속을 거니는 것이 참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파견근무 끝날 날이 95일 정도 남았습니다. 정말 하루는 길고, 3년은 순식간인 것 같습니다. 세상 떠나갈 때도 인생 전체가 그냥 한 개의 점처럼 느껴질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1.양희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7080 세대 중에 이 곡 기억 안 나시는 분 없을 겁니다. 기타 배우면 맨 처음에 슬로우록 연습한다며 대번에 이 노래부터 시작했었잖습니까?
그런데, 이 노래가 70년대 금지곡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금지 사유는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다니, 그런 건 퇴폐적이다' 였다고 합니다.
예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어처구니 없는 사유로 금지곡을 양산했습니다. 이런 표현의 자유를 현재의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겠지요.
대학 시절에 들었던, "막스 베버" 의 책을 들고 다니다가 "맑스주의자"라는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어 갔다는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이야기가 문득 떠오릅니다.


2.조하문, 그대는 몰라요
80년대 중반에 조하문 씨가 나름 인기가 많았죠. 이 노래를 저는 그 당시에 되게 좋아했는데, 그 당시에도 많은 인기를 끌지는 못했던 것 같고, 그래서 지금도 기억하고 찾아듣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회수가 100단위..^^
새 날이 오면 다시는 울지 않을래요..이제는 정말 괜찮아요 하지만 자꾸 눈물이 나요...지나간 세월은 정말 힘들었어요 이제는 모든 게 다 끝났답니다 눈물을 거두고 함께 웃을 사람이 너무나 곁에 많이 있어요...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고 애도하며 보내는 마음의 여정을 그린 곡 같습니. 작사자는 정말 마지막에 마음의 평온을 찾은 것일까요? 아픈 마음을 다 털어 냈을까요? 그랬기를 바래 봅니다.


3. Don't worry, be happy, Bobby Mcferrin

불확실해도 달려들고, 낙관주의자가 되라. 너무 신중하지 마라.(2019. 11. 11)

타인들이 나에 대해서 뭘 알어? 이리 생각하다가도, 어떤 계기에 보면,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 나를 너무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소름 돋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게 사람의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IFAD에서 다면평가 비슷한 걸 도입하려고 시범 적용을 하고 있는데, 나의 세 가지 개선할 점으로 supervisor가 이렇게 썼다. 1) Courage to tackle despite uncertainty. 2) Being an optimist. 3) Avoid being overly serious.

세 마디 권고의 요체는 좀 불확실해도 잘 되리라 생각하며 일단 저질러도 보면서 살라는 것 같다. 내가 제일 못하는 부분이다! 어떻게 알았을까?

생각나는 대로 저질르면서 살아도 괜찮다는 얘기를 해 준 예전 동료 생각이 났다. 아무튼 이 충고를 받아들인다면, 저지르고 볼 일인데, 무슨 일을 마주치면 항상 나는 '한 번 생각해 보자..'로 시작한다.^^


4.임지훈, 하루 종일 동네에 비가 내리면

https://www.youtube.com/watch?v=SzQPXgo9tec

로마는 며칠 전부터 계속 비 오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요일 날은 이태리 중북부의 Assisi에 갔더니 푸른 가을 하늘이 펼쳐져 있더군요. 그 날도 로마로 돌아오니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9일간의 일기 예보도 온통 비입니다. 단 하루만 종일 비가 내리는 건 괜찮은데, 며칠 째 어둑컴컴하고 비가 오락가락 하니, 한 마디로 환장할 노릇입니다.

로마의 전형적인 날씨는 햇볓 쨍한 것인데, 햇볓 쨍할 때는 또 그게 너무 건조하고 뜨겁다고 난리치다가 비가 며칠 온다고 징징대고 있는 제 모습이 딱하기도 하지만, 해는 짧아지는데 십여일을 계속 비가 온다고 하니 기분이 저도 모르게 가라앉습니다.

벨기에 근무하던 시절의 '우기인 겨울' 생각이 납니다. 오후 네 시 되기 전에 이미 캄캄해지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기온이 한국에 비해 많이 낮은 것도 아닌데 괜히 으실으실하고, 당시 초보 운전이어서 비오는 밤길에 운전해서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공포심에 퇴근 무렵에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이 솟아나던 기억..그 다음해 부활절 무렵, 비로소 봄이 왔을 때 햇살 나는 게 얼마나 반갑던지. 햇살을 즐기러 웃통 까고 나오는 현지인들이 이해가 되었던 기억이요.

저에게는 비 올 때는 음악이라도 들으며 날씨를 좀 잊고 있는 게 좋은 대처 방법 같습니다. 집에 와서 저녁 먹고 음악을 들으니 좀 살 것 같네요.


5. 보너스 트랙 :  Somewhere over the rainbow, Israel Kamakawiwoole

https://www.youtube.com/watch?v=fahr069-fzE


 무지개는 안 봐도 좋으니까, 비는 적당히 오고 개면 좋겠습니다. 저는 월요일이 참 힘들더라구요. 지나가서 참 다행입니다. 행복한 화요일 맞으시길 바랍니다.


PS : 지난 주 토요일 프란체스코 성인을 기리는 성당이 유명한 Assisi에 다녀왔습니다. 가난을 자청했던 성인은 이렇게 거대한 성당으로 자신을 기리길 바라고 계실까요?^^


이미지: 하늘, 구름, 실외

 


귀국 D-100(2019. 11.. 5)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로마는 우기인 것인지, 가을비가 오락가락 합니다. 한국처럼 화끈하게 비가 온다 싶게 오는 것은 아니고 잠시 오는 듯 마는 듯 내렸다가 그쳤다가 하다가 밤에는 가끔 퍼붓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로마 떠날 날이 101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편지 열어보실 시각에는 이미 D-100일이 되어 있겠네요. 그 뭐랄까요, '지겹다는 느낌'이 온몸을 은근히 지긋이 누르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전에 벨기에 근무할 때 귀국 6개월 쯤 남으니까 마음이 왔다갔다 하면서 심란해지던데, 이번에는 무엇보다 마음의 안정을 제일 중요한 가치로 여기면서 가급적 편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한국어로 수다 떠는 게 왜 이렇게 그립던지요..

1. 태평가, 송소희

사소하지만 당황되는 일(2019. 11. 4)

한국 행사 준비 과정, 손톱 깎아 잘려 나온 손톱조각보다 더 작을 것 같은 문제로 손톱밑 가시가 주는 통증처럼 머리가 아팠다.

어제 아침 받은 한 통의 이메일이 머리 속을 휘저었고, 오늘 아침 한 시간 반 폭풍처럼 한국과 연락하고 IFAD 부서내 협의를 하여 상황을 정리했다.

몹시 당황했던 건 나뿐만은 아니었다. 비용 처리 문제를 알아보러 급히 국장 비서에게 달려가다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찾으러 종종걸음으로 오던 행사 준비팀의 Enika와 마주쳤다. 둘이 같은 문제 땜에 당황했고, 해법을 논의했고, 한국에서 도와주는 분과 상의했고 , 아무튼 해결했다.

작은 일에 깜짝 놀라거나 허둥대지 않고, 좀 대범하면 좋겠는데..아무튼, 문제 해결되서 다행이다.

노랫말대로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는 받치어 무엇하나..


2. Bravo my life, 봄여름가을겨울

https://www.youtube.com/watch?v=F4LAA-MmcUM


당신이 옳다(2019. 11. 4)


'당신이 옳다'는 어느 상담 전문 정신과 의사분의 책 이름이고 '당신이 언제나 옳습니다'는 처음에 페친으로 맺어진 이규상 아우님의 좌우명(?)이다.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어떻게 매번 내가, 당신이 옳을 수 있단 말인가? 의사 분의 책은, 위기의 순간에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을 무엇보다 우선 돌보라고 권한다. 밑줄 쳐 놓은 부분 중에 이런 게 있다.

"타인을 공감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은 자신을 공감하는 일이다. 자신이 공감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고 싶어졌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공감해 주고 있는가?

#정혜신 #당신이옳다


3. Open arms, Journey

https://www.youtube.com/watch?v=i5pUOVC50Y8


한국 사회는 보수적인가?(2019. 11. 5)

Shankar가 이번 주 월요일부터 수요일 사이 연찬회 참석하는 관계로, 점심을 같이 하지 못한다. 어제는 혼자 점심을 먹었는데, 오늘은 어쩌다가 대외협력 담당 부서의 Amine과 점심을 같이 하게 되었다.

튀니지 출신의 만 37세인 Amine은 지난 10월 일곱 살 아래 신부와 결혼을 했다 한다. 부인은 알제리 사람인데 현재 알제리에 있고, 지금 이태리 입국을 위해 필요한 서류 작업이 진행중이란다.

Amine은 한국에 있는 Global Climate Fund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은 보수적인지 어떤지, 외국인들이 살기에 괜찮은지, 언어는 어떤지 등 여러 가지를 물어본다. 한국어에 대해서만 24개의 자모가 있다는 얘기를 해 줬을 뿐, 한국 사회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사실 답하기가 어려웠다. 보수적인지 여부에 대해 우물우물하고 있으니까, Amine이 이렇게 물어본다, “만약에 미혼인 당신 아들이 어떤 여자애랑 사귀다 임신이 되면, 어서 빨리 결혼하라고 할 거냐?”라고. 나는 성생활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 아이를 가졌다면 결혼을 재촉할 것 같다고 말했더니, 그렇다면 한국 사회는 보수적일 거라고 Amine은 말한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은 적응하고 살기에 괜찮은 나라일까?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직감적으로는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일민족이라는 신화로 무장한 한국 사회는 자기들끼리는 살기 좋을지 모르지만, 외부인들에게 쉽게 곁을 내 주게 만들어져 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선입견일까?


4. 보너스 트랙 : My way, Frank Sinatra

https://www.youtube.com/watch?v=qQzdAsjWGPg

사람들은 뭐라 해도 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죠. 자신과 타인을 해치는 게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길을 가도 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행복한 수요일 맞으시기 바랍니다.



간딘한 건 없다(2019. 11. 1)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어느덧 11월로 접어들었습니다. 10월과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는 느낌이 가슴에 팍 꽂힙니다. 올해 초에 무슨 결심을 했던가를 생각해 봅니다. 매 주 한 권의 책을 읽겠다는 결심을 다 지키지는 못한 것 같지만, 다른 해에 비해서는 책을 많이 읽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책을 읽어도 내용이 금방 머리 속에서 빠져 나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책을 읽은 사실 자체에 만족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을 몰입해서 읽고 있을 때는 다른 생각 안 나고 행복하기도 합니다. 애청자님들은 올해의 결심이나 계획 같은 걸 가지셨었는지, 그것을 이루어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내년도는 어떤 생각으로 맞을까..지금 생각에는 그저 마음의 평안을 지키며 살자는 생각 정도 뿐입니다.

1. 칼로리송, 커피소년

왜 'original'인가 했더니..(2019. 10. 30)

Shankar와 늘 가는 식당에서 점심.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경쟁 이야기, 동남아시아 국가의 행정수도 이전 이야기, 미국의 패권에 대한 중국의 도전 이야기, 그런 저런 얘기들을 하며 밥을 먹는다.

내가 여름부터 점심 먹을 때마다 콜라를 주문해서 먹는데, 한국 가면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로 시작된 콜라 얘기는, 코카 콜라가 펩시콜라에 추격을 당해서 기존의 제법을 버리고 종전보다 더 당도가 높은 콜라를 생산했다가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원래의 제법으로 만든 제품을 ‘original’이라는 표시를 하여 다시 내놓고 시장 점유율을 회복했다는 샹카의 설명으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건강을 추구하는 쪽으로 소비 경향이 바뀌면서 콜라를 포함한 탄산음료의 판매량이 줄고 있는데, 이를 대체하는 음료의 세계시장도 역시 코카와 펩시가 장악하고 있다고 말을 한다. 태국에서는 설탕 소비 억제와 당뇨 방지 차원에서 최근에 제품에 포함된 설탕의 양에 비례해서 세금을 매기는 설탕세(sugar tax)를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다 보니 콜라를 매일 마시고 있는데, 아무래도 굳게 마음 먹고 습관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2. 새, 안치환

https://www.youtube.com/watch?v=bVFJA__ycIM


말레이시아의 보안법(2019. 10. 31)

Shankar와 점심을 하다 보면 동남아시아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같은 아시아궝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사실 미국, 유럽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무엇인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말레이사이 가장 동부 지역인 보르네오 섬의 사바(Sabah) 주 관련 이야기를 하다가, 말레이시아의 보안법 얘기로 넘어갔다. 말레이시아는 공산주의와이 싸움에 근거가 된 기존 보안법을 폐기하고 2016년에 새 법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법에 따르면 내무부 장관이 국가사회에 위해를 가할만한 위험세력으로 인정하여 서명하면 재판절차 없이 평생 구금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법에 따라 구금되면 보석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신체의 자유는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데, 따지고 보면 그걸 법적으로, 그것도 실효성있게 보장하고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될는지 모를 일이다. 세계 인구 대비로 보면 그런 권리를 제대로 향유하고 있는 인구의 비중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 같다.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 ‘세계는 나아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았는데, 읽을 땐 끄덕끄덕했지만 정말 그런 걸까 하는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든다.

세계는 나아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더 개선되어야 할 부분과 과제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3. 타향살이, 고복수

https://www.youtube.com/watch?v=Cw8hFrACQog


인구의 도시 집중과 농촌생활 여건의 악화(2019. 11. 1)

Shankar와의 점심 시간 수다는 소재의 제약이 없지만,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음식 얘기, 농업농촌 얘기, 동남아시아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다.

Shankar 부부는 요즘 미래 계획에 대해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는데, 우리 나이로 올해 50세쯤 된 Shankar는 2023년 이후 적절한 시점에 조기 퇴직을 할 요량이라고 하며, 자기보다 일곱 살 젊은 아내는 2022년 쯤에는 고국인 태국 방콕으로 먼저 돌아가 일자리를 찾아 먼저 자리를 잡고, Shankar는 현재 집에서 나와 one room studio 같은 데로 거처를 옮겨 얼마간은 혼자 생활을 할 것이라고 한다.

얘기가 방콕과 위성도시의 인구 얘기로 옮겨 가서, 그쪽 지역 인구가 얼마나 될 것이냐고 물으니 최소 3,0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태국도 인구의 수도 집중, 대도시 집중이 심하고, 농촌지역은 한 개 주를 통털어 200만에서 300만 사이 밖에 안 되는 현실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인구 감소로 인한 농촌지역의 기초생활 서비스의 공급 부족, 젊은이들의 도시로의 이주 등의 문제로 이어졌다. 농촌정책과장 시절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제 2차 5개년 계획 수립할 때 영국의 농어촌 영향평가(rural proofing) 제도의 아이디어를 빌어와서 포함시켰지만, 그다지 잘 작동하는 것 같지 않고, 여전히 예산 당국은 비용효과성, 효율성 같은 지표를 주요한 기준으로 예산 투입의 적절성을 파악하기 때문에 이 기준에 비추어 농촌의 폐교가 쉽게 이루어지고, 그 결과 다시 농촌의 공동화가 심화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사들이 농촌 지역 학교에 근무하기를 기피하는 현상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며, 교사들도 기초적인 생활 서비스 공급이 어렵고 (아이를 돌보아주는 부모님을 포함해서) 가족이 함께 이주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기피 현상도 피하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얘기를 나누었다. 오늘의 결론도 ‘세상 일 간단한 건 없다.’였다.


4. 보너스 트랙 : Autumn leaves, Eva Cassidy

https://www.youtube.com/watch?v=xXBNlApwh0c


 낙엽지는 계절과 어울리는 노래를 들으며, 행복한 주말, 좋은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꿔바로우(2019. 10. 29)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잘 지내시는지요? 지난 일요일 이태리의 섬머타임(콩글리시라는 설이 있죠. 영어로는 Daylight aving time이라고 한다던데)이 해제되었습니다. 갑자기 퇴근 무렵 시간대가 이미 어둑어둑한 시간대가 되었습니다. 지난 주 후반에 비해 일조시간이 짧아진 건 별로 많은 시간이 아닐텐데, 기분엔 밤이 엄청 길어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도가 계절이나 시간대에 대한 느낌에 영향을 주는군요.


1. 커피 한 잔, 자두



주인장 커피(2019. 10. 25)

오늘은 베이징 지역사무소에 근무하는 인도네시아계 IFAD 직원 두 명이 출장 와서 Shankar까지 넷이서 점심을 함께 했다. 맨날 가는 그 집.

말레이시아 영어(인도 영어? 샹카는 인도계 말레이사아인)는 그럭저럭 알아 듣겠는데, 인도네시아 영어는 정말 잘 안 들린다. 2010년 10월엔가 프놈펜에 출장 가 동남아시아 영어에 본격적으로 노출되었는데, 하나같이 못 알아 듣겠어서 매우 힘들어 했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

IFAD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 사례 얘기도 하고, 말레이시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행정수도 이전을 마쳤거나 추진중인 사례들에 대해 얘기들을 나누는데, 사정을 잘 모르는 나는 꾸역꾸역 밥만 먹고 있을 수 밖에. 들어 보면, 인도네시아도 최근에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칼리만탄 주 어디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는데, 수도 이전에 따르는 제반 도전적 요인과 문제점들이 많아서 만만치 않은 거라는 얘기를 한참 하였다.

식후 커피를 늘상 샹카는 아메리카노,나는 디까페인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데, 이 두 인도네시아 사람은 카푸치노를 주문한다. 두 잔 모두 카푸치노 거품으로 뭔 글씨를 써 놨는데, “Tony”다. 뭔가 했더니, 샹카 말이 주인 이름이란다. 주인장 이름이 Antonio니까 애칭이 Tony 맞다. 커피에 자기 이름 써서 주다니, 이태리답다.

보니, 샹카가 두 사람의 점심값을 지불했다. 내가 아시아 스타일이라고 얘기하여, 밥값 계산하는 문화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결론은, 문화의 차이가 있는 건데, 어쨌든 자신에게 똑같은 대접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예의(courtesy) 차원에서 자기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자기 능력껏(파산하지 않을 만큼) 대접하고 그런 사실은 잊어버리는 게 좋다고 내렸다.


이미지: 커피, 커피잔, 음료



2. 홍콩반점, 리미와 감자

https://www.youtube.com/watch?v=uHj51x8ksjo


월급날엔 짜장면에 탕수육이지!(2019. 10. 25)

IFAD의 월급날은 원칙적으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이다. 그런 줄 알고 은행잔고를 확인해 봤는데, 어라 월급이 들어와 있다.
조삼모사인데 아무튼 일찍 받았으니 좋다. 무슨 일인가 하면서도 인터넷뱅킹 화면을 찍어 아내에게 카톡으로 전송.

잠시 후 아내의 카톡, "꿔바로우 먹을까? 월급도 들어오고 블랙프리이데인데."
중국 식당에 가잔 얘기다. 짜장면에 탕수육은 아내의 최애 음식조합인데, 로마에는 짜장면도 탕수육도 없고 그 대신 아내는 꿔바로우가 로마 제일의 음식이라며 가끔 먹으러 가자 한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29일 줄 알고 있으면서 토를 달지 않고, "응"하고 답했다.

퇴근해서 잠시 집에 있다가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까부르(Cavour)역 인근의 중국집 Tin House에 가서 메뉴판을 뒤져서 음식 주문을 했다. 꿔바로우 외에는 정확한 요리 이름도 재료도 모르지만, 아무튼 오징도 튀김같은 것도 시키고 콩껍질을 주재료로 한 음식도 시켰다.공기밥도 하나 시키고.

이리 먹으니 41유로. 베네치아에서는 짬뽕 한 그릇씩만 시켜 먹어도 이보다 더 나왔던 걸 생각하면 로마가 물가가 싸긴 싸다. 신혼 시절, 월급 나오면 100만원도 안 되는 돈에서 이리 빼고 저리 빼고 월 3만원으로 살림 하다가 어느 날 새우깡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눈물이 났더라는 아내의 얘기가 생각 나면서, 월급날 그녀의 최애음식 꿔바로우를 사 줄 수 있으니 인생 성공했다는 다소 황당한 생각이 스쳐갔다. 이 정도면 매일도 사 줄수 있다!


이미지: 음식



3. 타타타, 김국환

https://www.youtube.com/watch?v=fqZOF1u_rWM&t=64s


내가 Shankar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날도 다 있네(2019. 10. 29)

Shankar는 말레이시아 사람이고 부인은 태국 사람이다. 어찌 해서 쿠알라룸푸르에 집을 한 채 갖고 세를 놓고 있는데, 세를 놓아서 얻는 수익률(!% 정도 된다 한다)이 은행 이자율(3.2% 정도 될 것이라 한다)보다 못해서 집을 처분하기로 마음을 정했나 보다.

2012년부터 살고 있는 60대인 세입자에게 집을 처분할 계획임을 통보했는데, 오가는 얘기 끝에 세입자가 ‘Have a heart!’라고 한 말에 마음이 상했나 보다. 점심 먹는 내내 그 집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Have a heart’가 우리 말로 딱 무엇일까 궁금해서 구글에서 찾아봐도 적합한 말이 뭔지 잘 모르겠다. 영어 풀이를 그대로 옮기면 자비심이나 동정심을 가져라..인 것 같은데, 우리 말로는 ‘사정 좀 봐 줘라’ 아닐까 싶다. 아무튼, 언어는 어렵다.)

아무튼, 들어 보니 2012년부터 월세를 올리지 않고 주변 시세보다 낮은 월세를 받아왔던 것 같은데, 집을 팔 계획이라고 알리는데 세입자가 그런 반응을 보이니, 아무튼 그로서도 마음이 상한 모양이다. 한참 얘기 끝에, “Life is difficult.”라 한다. 그렇지, 사는 게 쉽지 않지, 끄덕끄덕.

지난 1년간 내가 이태리 생활의 애환을 떠들었는데, 오늘은 Shankar가 힘들어 하는 얘기 내가 들어줬다. 한 번도 세를 준 사람의 입장이었던 적이 없어서 정확히 그 마음이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내가 들어 주는 날도 있으니 다행이다.



4. 보너스 트랙 : 가을 우체국 앞에서, 윤도현

https://www.youtube.com/watch?v=dIY6y5f98qk


 가을 느낌이 가장 물씬한 노래라 생각하는 곡입니다. 가을이 많이 깊었네요. 곧 겨울로 접어들 것 같습니다. 남은 가을 행복하게 만끽하시며, 겨울 맞이 준비 잘 하시기를요.




천만다행(2019. 10. 23)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애청자님들, 어느 새 한 주가 꺾이는 수요일이 저물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10월말, 두 달여 뒤면 2020년을 맞습니다. 하루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에 끼어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길이라는 얘기를 되새겨 봅니다.

1. 커피 한 잔, 자두


천만 다행(2019. 10. 18)

미장원에 다녀왔다. 젊은 미용사 보조 두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이 그만두었는지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고 나머지 한 명이 머리를 감겨 주고 나서 묻는다, "우주알레 컷?".

이게 무슨 말이지? 하면서도 직감적으로 'usual cut?'이라고, 늘 깎던 대로 깎을 것이라고 영어로 묻는 것이라는 느낌이 스쳐갔다. "Yes, like last time. As usual!'이라고 답해줬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혹시 이태리말에 '우주알레(usualle) 그런 단어가 있는 건가 싶어 구글 검색을 해 보니 그런 말은 잘 안 보인다. 아무래도 미장원 사람들이 기초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용사 아주머니가 늘 하던 순서대로 머리를 깎는다. 언제나처럼 옆 자리의 손님과 미용사랑 수다를 떨어 가면서 일을 한다. 가끔은 머리 손질을 멈추고 수다에만 전념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머리 깎을 때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 기울여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으니 말을 못 알아 들어도 사실 상관없는 일이긴 한데, 전혀 못 알아듣는 말이 미장원 안에 가득차 있으니 괜히 마음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 달여 뒤면 한국 돌아가고, 한 달에 한 번쯤 머리를 깎으니 이제 말 못 알아 들으며 머리 깎는 것도 세 번이면 끝이라는 생각을 하며 가만히 앉아 있는다.

머리를 거의 다 깎았을 무렵, 새로 들어온 나이 지긋한 미용사 보조 분이 다가와 커피를 마실 거냐고 물으면서, 디까페인 커피는 다 떨어졌다고 얘기를 한다('디까페인드 피니도', 알아 들었다!). 디까페인 커피 밖에 안 마신다는 뜻으로 '솔로 디까페이나도'라고 하니, 다시 '디까페인드 피니도'란다. 이번에는 미용사 아주머니까지 합세해서 '까페 도르조'를 마실 것이냐고 묻는다. 무슨 말인지 몰라 멀뚱하게 보고 있으니, 미용사 보조분이 구글 번역기를 이태리어->한국어 모드로 돌려서 보여준다. '보리 커피'란다. 그게 커피냐 (보리)차냐라고 물으니, 다시 '까페 도르조'란다. 지난 2년반 동안 디까페인드 커피만 마셔서 카페인에 지극히 민감해져서 커피 한 방울만 마셔도 잠을 설치는 나로서는 위험성이 있어 주저하고 있었더니, 미용사 보조분이 음성으로 뭐라고 구글번역기에 입력을 하여 내게 보여준다, '시도해 봐'라고 써 있다. 이 아주머니 내게 반말하고 계신지 아나 몰라..하면서, 마시겠다고 했다.

커피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집에 와서 구글 검색을 했더니, 보리를 에스프레소 커피 내리는 방식으로 내린 보리음료였다. 참 다행이다.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내 머리를 보고 "군인 됐네?" 한다. 우주알레 컷이 그렇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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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 커피 (이탈리아어: caffè d'orzo 카페 도르초[*]) 또는 오르초(orzo)는 이탈리아의 따뜻한 음료로, 보리차의 일종이다. 볶은 보리를 갈아서 에스프레소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내려 먹는 것이다.]



2.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하수영

https://www.youtube.com/watch?v=ZlHNWgkGk9Q


 베니스 여행(2019. 10.19~10. 21)

 10월 21일이 스물 네 번째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미리 휴가를 내 놓고, 결혼기념을을 껴서 베니스에 다녀왔습니다. 티격태격하며 살아온 24년이었지만, 둘이 베니스에 다녀오니 좋았습니다.

 벨기에 근무하던 2005년 6월에도 1박2일로 베니스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아내가 자기 생일 선물로 베니스에 가고 싶다고 해서 꼭두새벽에 라이언에어를 타고 베니스에 갔었습니다.

 르네상스기 무렵에 상업과 무역업으로 번성했던 도시라고 하지만, 작은 섬들을 다리로 이어이어 붙여서 사는 베니스의 삶이 녹록해 보이지도 풍성해 보이지도 않기는 했습니다. 식재료 공급이 다른 도시보다 어려워서 그런지, 음식도 다양하지 않고. 베니스를 보러 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방문객 수를 쿼터제로 묶던지 방문허용기간을 따로 정하든지, 아무튼 관광객들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요구가 베니스 사람들 사이에는 있다고 하네요.  

  다녀온 뒤에 얘기 들어 보니,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비가 와서 장화 신고 다녀야 할 수준이고, 지금이 베니스 방문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하네요. 소뒷걸음질 치다 쥐잡은 격입니다.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하늘, 실외



3. Anak, Freddie Aguilar

https://www.youtube.com/watch?v=-n-2lPzH7Do

 아들내미 명수가 두 번째 기업체 인턴을 시작했습니다. 휴학이나 군대 문제 등과 관련해서 모종의 결심을 했거나 생각중인 것 같은데, 부모와는 상의하지 않고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 왠지 섭섭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도 아내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몇 시간 뒤에 아내나 저나 아들내미가 자기 인생에 대해 자기가 고민해서 길 열어가는데 받아들이고 축복해 주는 걸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저도 생각해 보니 스물 세 살 때면 이미 부모와 상의해서 뭘 하고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더라구요. 아들내미가 그럴 나이가 된 것임을 받아들여야죠.

 옛날부터 저는 자식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면서 살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말해 왔었는데, 막상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문제에 닥쳐서는 아들 인생에 개입하려 드는, 저 자신의 생각이나 말과 모슨되는 행동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일 말고도 많은 부분에서 제가 그러고 있겠지요? 사람이 언행일치해야 한다고 늘 주장하면서, 말 따로 행동 따로인 현실, 스스로 조심해야겠다 생각을 해 봅니다.


4,. 보너스 트랙 : My way, Frank Sinatra

https://www.youtube.com/watch?v=YybMM0clSwE


1년중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행복한 날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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