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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together(2017. 12. 15)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1. Feeling so good, Archies


 과천 애청자 헹님의 신청곡입니다. 저는 처음 들어보는 노래입니다.

 Gmail로 해 온 음악메일 방송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듯한 상황에서 Gmail과 Hotmail을 오가며 발송이 잘 되는지 시험을 하면서, 수신이 잘 되는지 애청자님들께 반응을 타진했는데, 감감 무소식입니다. 메일이 안 가는 건지, 답신하는 분이 없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확실한 건, 핫메일은 메일이 가는 것 같고, Gmail은 잘 모르겠습니다. Gmail의 경우 메일 발송이 원활하게 안 되면 안 된다고 Gmail 측에서 알려주면 좋겠는데, 그런 메시지가 없습니다. 아마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Gmail에서는 음악메일 발송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걸로 이해가 됩니다. 앞으로는 Hotmail로 음악을 배달하겠습니다.

 지금 IFAD는 조직개편 논의가 마무리되어 가는 중인데, 제가 속한 부서의 경우 사람들이 이런 저런 부서로 나뉘어 흩어지는 시나리오로 진행이 되고 있어서, 부서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외부인들로 구성된 Task Force에서 조직진단과 개편안 마련을 맡았는데, 부서원들은 이 조직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을 맡겼고 내부 사람들의 얘기는 수용하지 않으면서 일을 진행한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조직개편 논의가 있으면 비슷한 불만이 일어나곤 하지요. 파견자인 저는 어떻게 되는 건지도 구름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연말인데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 속에서 맞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힘든 여정을 지나온 느낌이 드는 저는, 어서 빨리 이 해가 가고 새해를 새로운 기분으로 맞고 싶습니다. ABBA, "Happy New Year 한 번 들을 시기가 됐습니다. 연말이라고 성과평가한다고 자료를 입력하라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이 저조했던 저는 답답한 심정을 다시 한 번 느끼네요. 그렇게 쓸 게 없는 게 한편으론 화도 나는데, 이미 어쩔 수 없이 흘러간 시간을 두고 답답해 하는 마음이 있는 건 스스로 이해를 하겠지만, 화내는 지경에 이르는 건 어리석은 일이니 금방 접어야겠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요. 새해에는 올해보다 활발히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상황과 여건도 활발히 움직이는 방향으로 돌아가네요.


 과천 애청자님의 신청곡이 하나 더 있어요. 장현, "미련"



2. 영어, 커피소년


 한국인이 영어가 공용어인 조직에서 사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자주 생각나는 커피소년의 "영어" 노래를 꼭 틀어야겠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가면서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잔잔하게 익숙해지고 배워지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부서 직원회의가 열려서 한 시간 이십 분 정도 진행되었는데, 조직개편 관련 이야기를 너댓 번 듣다 보니까, 그래도 알아듣는 얘기들이 생기고, 분위기를 어느 정도 아니까 사람들의 말하는 내용이나 조직개편에 대한 반응도 부분적으로는 이해가 되더라구요. 사실 이건 언어의 문제라기 보다는 내용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의 문제이죠. 은퇴하신 제 선배님의 말씀대로 언어 자체가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가 국제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더 중요한 거라는 말이 다시 생각납니다.

 생활영어 면에서도 그래요. 비가 내리는 금요일에 성과평가의 내용과 절차적인 복잡함 때문에 울적해서 우산도 없이 직장 건너편 상가에 가서 담배도 사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젋은 동료를 마주쳤습니다. 그 친구가 인사말을 합니다. "All well?", w정답대로 "All well!"이 자동으로 나왔습니다. "How are you?", "I'm fine" 같은 공식같은 표현들이죠. 그냥 지나치려다가, 왼손가락으로 파도타기 하듯 건반치는 시늉을 하며, "Surviving! Somebody said 'surviving!'"하고 말했더니, 그 친구가 "Surviving!"하며 웃더군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올라가다가 같은 데스크의 동료를 만났습니다.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이고, 앞 중국집에서 스시를 먹었다고 하길래, "Was it delicious?" 하고 물었더니, "So so." 하더군요, "So so?" 하면서 웃었더니, "Marginally so so!"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제가 접수하기로는, 간신히 그럭저럭 먹을 수준이다..라고 들렸습니다. 꽤 불만스러운 평가로 이해되었습니다. 이런 생활을 오래 하면 점점 살아있는 영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기는 하겠지만, 어느 세월에..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럭저럭 이해도가 조금씩 높아지다가 돌아가겠지요.^^


3. 비의 나그네, 송창식


 11월 중순경부터인가가 로마의 우기라고 들었었는데, 12월에도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들이 제법 있네요. 오늘도 오락가락입니다. 많이 오는 것은 아니고, 아무튼 오는 듯 마는 듯 찔끔찔끔하면서도 계속 흐리고 잠시 비오고 그러네요.

 2017년의 12월도 중간지점까지 왔으니, 2018년이 코 앞입니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그렇다죠, "내 우물쭈물하다 이럴 줄 알았다!"? 진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사는 게 그런 것 같습니다. 어물어물하다 보면 눈 깜빡할 사이에 세상과 이별할 날이 코앞에 닥치는 게 인생일 것도 같아요.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쓰여 있다는 그 말은, 그렇게 후딱 지나가는 게 인생이니까, 살아있는 순간순간을 하고 싶고 가치있는 일을 하며 보내는 게 좋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오늘도 마음에 걸리는 일들이 적지 않지만, 내 인생 전체라는 구도 속에서 보면 그런 일들 별 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대범하게 바라보고 싶네요.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일은 아내와 아들, 내가 사이좋게 즐겁게 지내는 것입니다. 다른 것들은 별다르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조금 어긋나도 괜찮은 일입니다.


4. Sitting on the dock of the bay, Otis Redding


 세종시 애청자님의 신청곡입니다. 고향 Georgia를 떠나 샌프란시스코에 왔지만, 딱히 벌어먹기 위해 할 것도 없어 망연자실하게 부둣가에서 파도가 오가는 걸 보고 있는 힘든 실업자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좀 처연하네요. 잘 모르지만 그런 느낌입니다.


5. 보너스 트랙 : Happy Together, Turtles


 어쩌다 보니, 보너스 트랙이라는 항목을 꼭 넣게 되었는데, 아무 설명없이 듣고 싶은 곡들을 고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저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애청자님들 행복하세요! 저도 행복하렵니다.

소주 한 잔(2017. 12. 14)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1. 소주 한 잔, 임창정


https://www.youtube.com/watch?v=l_R4H9Qb6nw


 오늘 로마는 구름이 좀 끼어 있더니 오후에 비가 약간 오락가락하다 그쳤습니다. 비 갠 하늘엔 구름이 넓게 껴서 네 시 조금 넘어간 시간부터 해가 다 진 듯 어둑어둑했습니다. 비 내리고 일찍 어두우니, 제 영혼의 음식이라 할 수 있는 감자탕에 소주 한 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건강상 평생 금주하는 것이 맞다고 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술을 안 마시더라도 맛있는 감자탕이라도 먹고 싶은 저녁입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당장 감자탕 집으로 달려갈 것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소주 한 잔, 혹은 소맥 한 잔 딱 걸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어떤 종교들은 술을 아예 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음주가 가져오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나 폐해 때문에 그랬겠지요. 그러나, 제가 볼 때 술은 인간이 발명한 음식 중에 가장 맛있는 음식에 속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대략 8, 9년 전에 알콜성 간염 판정을 받아 몇 달간 완전 금주를 처방받은 적이 있는데, 술자리도 피하고 금주를 기본적으로 했지만, 불가피하게 가야 만 하는데 너댓 시간 씩 길어지는 술자리에서는 맥주든 소주든 위스키든 딱 한 잔 씩은 하면서 버티기를 했었습니다. 한 잔으로 너댓시간 버티려면, 농작물에 물 한 방울씩만 똑똑 떨어뜨리는 점적관수처럼 한 방울씩 떨어뜨려 맛보게도 되는데, 혀끝의 맛을 느끼는 세포, 미뢰에서 시작해서 몸 속으로 쫘악 퍼져가는 알콜의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있습니다.


 그 정도는 마셔도 되는 걸까요? 잘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 술이라는 게 물꼬를 트면 어느 순간 갑자기 둑이 무너질 듯 마시게 될 것 같아 조심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늘만은 감자탕에 소주 한 잔이 정말 아쉽네요. 마침 유튜브에서 김범수의 "하루"가 흘러 나오는데, 이 노래는 과천 2단지에 살 때 아래 층 이웃집과 가족들 모두가 인덕원의 이바돔 감자탕 집에 가서 감자탕에 소주 각 1병씩 하고 노래방에 가서 꼭 부르던 노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iJJPTd35dig



2. Devils are in the details


한국 농업정책 경험을 공유하는 국제행사 주제와 관련하여, 식품기업 성공사례에 대해 supervisor가 관심을 보이고, 나도 그런 사례나 한국의 식품산업 육성정책을 소개하는 것도 가능한 후보라는 입장으로 얘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의견교환하면서 둘 사이에 미묘한 시각차가 있다.


Supervisor는 '사례' 중심의 접근을 생각하는 반면, 나는 '정책'을 다루는 게 부서(Policy and Technical Advisory Division)의 성격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우리나라에 개도국과 공유할 만한 정책 Contents가 있(었)나?' 하는 질문을 속으로 한다.


식품을 정부부처 이름에 포함시키고 명시적으로 식품산업 육성정책을 펴기 시작한 게 얼마 몇 해 안 된 상태인데, 관련 정책들이 얼마나 잘 만들어지고 이행이 되고 성과를 내었는지와 그런 내용을 잘 정리한 선행 문헌 작업이 얼마나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드는 질문이다. 이 기회를 그걸 정리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누군가는 맨땅에 헤딩하듯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과 산출물의 품질에 신경이 쓰인다. 뭐, 닥치면 하는 게 대한민국 기질이긴 하지만.


대기업군의 식품기업이 주로는 낮은 관세율의 다량의 쿼터 배정을 받아 가격경쟁력이 있는 수입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일정 정도 국내 농업생산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했고, 이런 구조는 국내 농업생산의 증진을 통한 소규모 농가의 소득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IFAD의 목표와 상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supervisor는 내 보기에 초점이 다른 생각을 얘기한다.


대기업의 해외로부터의 원료 조달이 한국의 국내 생산에 피해를 줄 수는 있지만, 개발도상국으로부터 미국이나 EU가 농산물을 개도국에서 조달하듯 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 생산자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사들이는 효과를 주니 IFAD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대기업의 성공이 국내 농업생산과 국내 식품산업과의 연계와 동반성장은 커녕, 국내 농업에 아무 이익이 없거나 심지어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도 있다면 행사 개최국 입장에서 그런 주제를 선뜻 집어들기 어렵다는 생각은 입장이 다르니 잘 안 하는 것 같다. 그런 민감성 때문에 한국 정부는 관세쿼타 관리를 하는데 있어 쿼타물량배정 조건으로 같은 품목의 국내산을 일정량 구매한다거나 가공용으로만 쓴다거나 하는 조건을 붙이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던 것인데, 그런 역사까지야 이 사람들이 알 리가 없고.


악마는 각론에 있다(Devils are in the details.)는 말처럼, 식품이라는 주제어를 끌어들이는 것도 괜찮다는 데는 합의하기가 쉽지만, 한 단계만 더 들어가면 한국 정부의 입장과 국제기구의 입장이 다른 방향으로 벌어질 수가 있는 일이어서, 각론에서의 합의는 쉽지가 않다. 이래 저래 균형을 잡는 게 문젠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내가 맡은 업무 얘기를 너무 구체적으로 해서 애청자님들 읽기 불편하신 건 아닐까..생각하며 얼른 노래를 골라 봅니다. 사무실서 별반 한 일이 없는데, 왠지 힘들게 보낸 것같은 느낌에, 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골라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cbkCcCwdbg



3. Adios Amor, Mocedades


https://www.youtube.com/watch?v=5xeGj6fdsLU


 70년대 초반 현경과 영애가 "그리워라" 라는 제목으로 번안해서 부를 노래의 원곡입니다. 간결하고 경쾌한 리듬이 매력입니다.


 그리움이란 무엇일까, 내게 지금 그리움이란 게 있다면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움의 사전적 정의는 '사랑하는 마음이나 애틋한 감정을 가지고 간절히 생각하거나 바라거나 보고 싶어하다.' 네요. 생각보다 뜻에 아주 깊이가 있네요. 통째로 말하면, 지금의 저는 한국이 그립습니다. 그 곳의 사람들이, 행신동, 수지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함께 있는다고 제가 그다지 살갑게 다가가는 것도 아니지만, 함께 한 시간들이 두터운 사람들이 참 그립습니다.


 그러나, 정답은 역시 두고두고 그리워하고 아쉬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입니다. 지금 함께 있는 아내와 아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마음에 담고 있어야 하겠지요. 


 마침, Sylvie Vartan의 "La Maritza(마리짜 강변의 추억)"가 흘러 나오네요. 두고 온, 그러나 이념의 장벽 때문에 가 볼 수 없었던 고향의 강변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 저는 그런 장벽이 있는 것도 아니니 명함 내밀 자격도 없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7tXOuS-oDPs



4. 보너스 트랙 :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활주로


https://www.youtube.com/watch?v=IjmTFHJtS9M


 세상 모르고 살아 왔고, 세상 모르며 살고 있네요. 굳이 자세를 바꾸지 않겠습니다. 세상 모르는 채로 살다 가렵니다.


 애청자님들, 행복하세요! 오락가락 하는 기분 속에서도 애청자님들의 행복을 비는 이 지점에서만큼은 저도 무조건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마무리(2017. 12. 14)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1. 북소리, 들국화

 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이현세 화백)

만화가 이현세 화백의 <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 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세상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통찰이 있는 글이네요. 꼭, 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혹은 해야 하는 일을, 엉덩이 착 붙히고 묵묵히 해 나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얘기입니다. 너무나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우리 부부도 아들에게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 거야"라고 해 주는 것과 일맥 상통하지만, 내부와 외부의 변수에 따라 마음이 들썩들썩하기에 끝까지 실천을 하기는 쉽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죠. 울림이 있어서 조금 길지만 공유합니다.

 왠지 외롭게 지내온 날들이 다시 찾아온다 해도 자기 갈 길을 가겠다고 포효하는 들국화의 "북소리"가 생각납니다.


[ <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 : 엉덩이


만화가 이현세 선생님의 글입니다.


살다 보면 꼭 한번은...
재수가 좋든지 나쁘든지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들은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든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 들어 살든지,
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는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고 평생 못 가본 길에 대해서 동경하며 산다.


이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추월할 수 없는 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다.
어릴 때 동네에서 그림에 대한 신동이 되고,

학교에서 만화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 만화계에 입문해서 동료들을 만났을 때,
내 재능은 도토리 키 재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중에 한두 명의 천재를 만났다.
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매일매일 날밤을 새우다시피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내 작업실은 이층 다락방이었고
매일 두부장수 아저씨의 종소리가 들리면
남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나는 더 살았다는 만족감으로
그제서야 쌓인 원고지를 안고 잠들곤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한달 내내 술만 마시고 있다가도
며칠 휘갈겨서 가져오는 원고로
내 원고를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타고난 재능에 대해 원망도 해보고 이를 악물고 그 친구와 경쟁도 해 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상처만 커져갔다.

만화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
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점점 멀어졌다.

내게도 주눅이 들고 상처 입은 마음으로 현실과 타협해서 사회로 나가야 될 시간이 왔다.


그러나 나는 만화에 미쳐 있었다.
새 학기가 열리면 이 천재들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꼭 강의한다.


그것은 천재들과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천재들은 항상 먼저 가기 마련이고,
먼저 가서 뒤돌아보면 세상살이가 시시한 법이고,
그리고 어느 날 신의 벽을 만나 버린다.

인간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신의 벽을 만나면
천재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스스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종내는 할 일을 잃고 멈춰서 버린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산다는 것은 긴긴 세월에 걸쳐 하는 장거리 승부이지 절대로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만화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매일매일 스케치북을 들고 10장의 크로키를 하면 된다.


1년이면 3500장을 그리게 되고
10년이면 3만 5000장의 포즈를 잡게 된다.

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패션과 풍경이 있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서 그려보지 않은 것은 거의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 좋은 글도 쓰고 싶다면,
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면 된다.

가장 정직하게 내면 세계를 파고 들어가는
설득력과 온갖 상상의 아이디어와 줄거리를 갖게 된다.

자신만이 경험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는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만화가 이두호 선생은 항상
“만화는 엉덩이로 그린다.”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이 말은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준다.
평생을 작가로서 생활하려면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끔 지구력 있는 천재도 있다.


그런 천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런 천재들은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들의 갈 길을 제시해 준다.

나는 그런 천재들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 해도
가슴 벅차게 행복하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

해 지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더 걷다보면
어느 날 내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오늘도 당신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 ]



2. 세월이 가듯, 두송이


https://www.youtube.com/watch?v=LvJRwEqSjIA


 신문 인사란에 중앙부처 국장급으로 발령(승진도 아니고 전보)나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아 참 나도 연식이 많이 되었구나, 집으로 갈 때가 거의 다 됐어..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1991년에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연수받는 게 시작이었으니까, 햇수로는 27년차, 만 26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고, 며칠 뒤 2018년이면 28년차가 되는 겁니다. 성격이 극심한 반항기도 숨어 있고 울퉁불퉁한 면이 있어서, 젋은 날에는 직장 상사의 꾸지람같은 사소한 일에 사표를 쓰기도 했고, 아무튼 멀리서 보기에는 어떻게 보일 지 모르지만 저 자신은 굴곡이 있는 직장생활을 하며 살다 보니 어느 새 세월이 그렇게 흘러 버렸습니다.


 제가 아이러니하게 생각하는 일 하나는, 처음으로 사표를 던졌던 1994년 초 겨울날, 제게 술을 사주며 어떻게 차지한 자리인데 그만 두느냐고 뜯어 말리던 선배님 두 분과 대학 동기 한 명이 있었는데, 말리던 그 분들은 이미 오래 전에 차례차례 공직을 떠나 사법시험을 쳐서 지금은 변호사를 하고 있거나 아무튼 다른 길로 떠났다는 겁니다. 자기들처럼 사법시험을 친달지, 사기업에 나가서 일을 해 보겠달지 하는 구체적인 대안을 안 갖고 무작정 나가겠다는 동기가 걱정되서 그랬겠지만, 아무튼 결국 먼저 나가셨을 거면서..사람 일은 참 잘 모르는 거다 싶습니다.


 법정스님의 산문집 중에 <아름다운 마무리>가 있지요. 울퉁불퉁한 직장 생활을 했지만, 지금부터 제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아름다운 마무리인 것 같습니다. 어떤 게 아름다운 마무리일까요. 지금 책을 소지하고 있지 않으니, 검색해서 단편을 읽어 봅니다.


[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믿는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이 존재계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의 본질인 놀이를 회복하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자연과 대지, 태양과 강, 나무와 풀을 돌아보고 내 안의 자연을 되찾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개체인 나를 뛰어넘어 전체와 만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나를 얽어매고 있는 구속과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그 향기와 맛과 빛깔을 조용히 음미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또한 단순해지는 것.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그리고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법정, 아름다운 마무리> ]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비우고, 내려놓고,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는 표현이 제일 눈에 들어 오네요. 채우려고, 무엇을 집어 들려고, 이 곳에 더 머무르려고 아둥바둥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수행의 길에 들어설 때의 마음 자세를 가리키는 듯한 '처음의 마음'이 무엇이었는지도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직업과 관련해서 나의 초심이 무엇이었는지, 3년 전에 끌적거린 글을 다시 읽으며 생각해 봅니다.


[ 2년 전의 생각...지금 정리하면 표현이 조금 바뀌겠지,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서' 내가 선택했다..

행정고시 친 동기..아버지의 권유로.
입사 동기..자살만은 막고 싶었다.


어제 대학동기 송년 모임 가서 아주 이른(?) 시간까지 술도 마시고 헛소리에 박장대소하고 노래도 하다가, 마침 수지 사는 친구가 있어 함께 차를 타고 오는 길에 "왜 하필(!) 농림부에 근무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았다.


생각해 보면 삶에서 선택은 자기가 하는 것이지만, 그게 필연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행정고시 준비를 시작한 것 자체도 사실 내가 열심히 모색해서 했다기 보다, '아버지의 권유로'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입학식장부터 최루탄 연기를 맡으며 시작한 대학생활, 1, 2학년 시절 나는 경제학 공부에도 관심이 없었고,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늘 술에 절어 살다가 6.10 항쟁이 있었던 87년에는 많은 학생들이 그러했듯 거리로 나갔었다. 그러나 87년 대선정국이 펼쳐지면서 학생과 시민들이 일궈낸 대통령 직선제의 성과가 아무 것도 아닐 것이 분명해 보이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며 회의에 빠져 있었다. 여전히 늘 술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그 때까지 공부에 관한 한 어떤 말씀도 안 하시던 아버지가 87년 12월 초쯤, "얘기 좀 하자." 하시고, "네가 방황이 심한 것 같구나. 행정고시라는 게 있다던데, 한 번 해 보느 게 어떻냐?" 권하셨다. 나는 3주간의 생각할 시간을 요청하고, 2년간 공부에서 멀어진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지 확인도 할 겸 준비를 해 보기로 했다. 그것이 나의 행정고시와의 인연의 시작이었으니,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한 셈이 맞다.


왜 하필 농림부? 사실 알 수 없는 일이다. 기억상, 대학시절에 소값 파동으로 말하자면 부도난 농민들이 자살하는 기사가 가끔 났었는데, 농활같은 것도 안 다닌 나였지만, 농민들이 죽어 나가는 그런 현실은 너무 안타깝고 막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다.

행정고시 합격자들의 중앙공무원 연수가 마무리될 때, 부처 선택을 하게 된다. 성적순으로 일등부터 먼저 나가서 선택을 하게 되는데 재무부, 상공부, 기획원 등 소위 잘 나가는 부처가 먼저 선택이 된다. 군가산점이 있던 시절, 미필인 나는 성적이 많이 밀렸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처는 건설부, 농림수산부, 관세청 등 몇 개 남지 않았다.


대학 시절의 그런, 자살만은 막고 싶다는 생각의 연장일까, 건설부는 왠지 '뇌물'과 '건설비리', '목에 힘주는 관료' 따위의 부정적 선입견이 있었고, 그래도 농림수산부에 가면 '힘없고 어려운 농민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나마 그런 생각이 농림수산부로 나를 이끌었다.


공직 입문 24년 세월 속에 보고 들은 것이 많아지면서 내 씨앗같은 생각은 많이 퇴색되고 모양도 흐릿해졌다.

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 본다. 낙오자가 많이 나오고 세상을 스스로 버리는 농촌과 나라가 아닌, 함께 사는 농촌과 나라를 위해 아직도 내가 할 일이 있는 상황인지, 그 길은 무엇인지. ]



3.  Soldier of Fortune, Deep Purple


https://www.youtube.com/watch?v=06j9QR7XjLA


 오늘은 남의 글을 많이 실어서 보내네요. 그런 날도,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는 걸로 스스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남들의 좋은 글과 말들을 접해 온 경험에 의하면, 지식에 관해서는 뭐 새로운 것들이 나오는 것 같지만, 삶의 지혜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은 이미 수천년 전에 할 말들은 다 한 것 같더라구요. 문제는 항상 그걸 실행에 옮길 수 있느냐인 것 같습니다. 내가 무슨 좋은 말을 보태고 말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성경 읽으면 되고, 불경 읽으면 되고, 수천년 전 고전 읽으면 되고요.



4. 보너스 트랙 : Feels so good, Chuck Mangione


https://www.youtube.com/watch?v=NDSBV0vTfTo


 조금 경쾌한 곡이 듣고 싶어서요.


 애청자님들, 오늘도 행복하세요! 날씨 꾸무리하다는 핑계로 쳐지려는 마음을 흘려 보내고, 저도 행복하렵니다. ^^


 


  



"I'm fine. Thank you, and you?" 유감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1. "I'm fine. Thank you, and you?" 유감

이미 구세대가 된 나같은 연식의 사람들에 한정된 문제일는 지는 모르겠지만, 영어를 귀로 먼저 접한 게 아니라 글자로 문법으로 먼저 접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엄청나게 경직되게 영어를 배웠습니다. 1997년 이후의 학번과 그 전의 학번 간에 영어 실력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는 속설이 있는데, 그 말이 맞다면 97학번 이후 세대는 우리처럼 경직된(사실은 부족한) 영어 구사 능력에 시달리지는 않을 거라 생각되기는 합니다.

 가령 우리 대학 시절에는, LA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길에 넘어져서 피를 줄줄 흘리는 상황에서도 누가 다가와 "How are you?"하고 물으면, 벌떡 일어나서 "I'm fine, thank you, and you?" 한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있었을 정도입니다.

오늘 직장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 대화를 듣다가, "How are you?"에 대한 좋은 답을 배웠습니다. "Surviving! Fortunately, Christmas is coming." 이라는 대사입니다. 어감은, 간단히는 '그럭저럭', 찡그리고 얘기하면 아마도 '간신히 버티고 있지!' 정도랄까요. 이런 표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건, 그 사람들이 영어 원어민이거나, 서로 통하는 데가 많은 언어를 쓰던 사람이라는 얘기겠지요.

속 생각과는 다르게 매번 "Fine, fine!" 하는 게 머뜩잖았는데, 한 번 써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 노래는, 단연 커피소년의 "영어일 것 같은데, 최근에 너무 자주 들은 것 같아 생략합니다. 대신, 영어가 업무상 공용어인 해외에 나온 지 내일이면 열 달이요, 두 달 있으면 그새 1년이 되는 빠른 세월의 흐름을 느끼며,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년"을 들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mJLmpuxzaQ&t=203s


2. 심장이 없어, 에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rXtc_C63Vas

 실연의 아픔으로 폐인이 된 사람의 경지를 잘 그린 곡 같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고 푹 빠지고, 하루도 안 걸르고 만나고, 그러다가 조금씩 시들해지다가 다시 불붙었다가, 어느 날 문득 이별을 하게 되면, 애정으로 충만했던 사람의 가슴/마음이 뻥 뚫린 상태를 경험할 수 밖에 없죠. 만난 사람 반드시 헤어지고, 헤어진 사람 또 만나게 된다는 불교적인 인생관을 체득한 사람이 아닌 한, 그런 상태는 지나간 시간을 잘 보내주는 애도를 위해 어쩌면 불가피하게 겪어야만 하는 일일 지 모릅니다.

 결혼 전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만나보면 다 경험이 되고 좋은 거라는 사고방식이 아니라, 맘에 들어서 주구장창 사귀면 반드시 결혼에 이르러야 한다는 생각을 암묵적으로 했던 저는 사귀던 사람들과의 이별이 항상 심각한 고통이었습니다. 좋았던 시간은 좋았던대로, 아팠던 순간들은 아팠던 대로 나름 의미를 갖는 거라 받아들이는 애도의 시간을 잘 갖지 못했었지요. 비단 사람들과의 관계 뿐 아니라 사는 공간과의 이별도 쉽게 못하여 힘들어하고, 아무튼 애도라는 걸 잘 못했습니다. 그게 참 중요한 과정이고, 잘 보내주는 걸 평생 연습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마침, 산울림 원곡의 "청춘" 응팔 버전이 나오네요. 오늘까지의 시간은 늘 내일에 비해서 청춘이었지요. 그 청춘을 매일매일 잘 보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은데, 잘 보내주는 애도의 방법은 바로 그 순간순간들을 충실히 후회없이 사는 것인 듯 합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서툴었고, 그래서 힘이 들었던 기술이 바로 '애도'였다는 생각이 오늘 퍼뜩 들었네요. 오늘까지의 내 청춘이여 잘 가시게. 난 내일 또 다른 청춘을 살테니. 그동안 고마웠네~

https://www.youtube.com/watch?v=jqZ2Ie4pd30


3. 거짓말, 김범수

https://www.youtube.com/watch?v=1xI0GpTbRZE

 이 노래 참 솔직해서 좋습니다. 예전 연애하다가 헤어지면, 영화나 소설 속에 나오는 "난 어찌 되어도 좋으니, 부디 네가 행복하기만을 바래." 라는 대사에 속아서, 헤어진 뒤에 주문처럼 그런 생각을 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이 노래 가사는 안 그러잖아요. '너 나 두고 가서 잘 사나 봐라, 너도 나처럼 아프길 바란다.', 솔직하잖아요. 

 이 노래도 실연 뒤끝에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청춘의 고통이 잘 그려져 있는 듯 해요. 오늘도 실연의 끝자락에서 헤매느라 정상적인 생활에서 잠시 벗어난 청춘들이 빨리 그 아픔을 딛고 밝은 생활을 하기를 바래 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잊혀진다'는 말처럼 더 좋은 인연을 만나면 더 좋구요.


4. 보너스 트랙 : 지나간다, 김범수

https://www.youtube.com/watch?v=5oFnMWvEPsY

애청자님들, 혹시, 힘든 일이 있으시다면, 이 노래의 제목처럼 "지나간다"는 걸 믿으시고, 조금만 딴 짓 하셔요. 행복하시구요. 저도 행복합니다.^^


대화가 필요해(2017. 12. 13)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1. "소원", 어반자카파


 세종시 애청자님의 신청곡입니다. 드라마 도깨비의 OST에 포함되어 있는 곡인데, 그 드라마를 띄엄띄엄 봤던 저는 처음 듣는 노래입니다.

 국제기구 근무 경험이 있는 이 애청자님의 답신을 받고 마음이 참 편안해 졌습니다. 동병상련의 정이 느껴져서요.


 고마워요, 세종시 애청자님!^^



2. 대화가 필요해, 자두


https://www.youtube.com/watch?v=EXVvboEB4tw


 부부간에도 늘상 대화가 필요하지만, 조직에서 일하는 데도 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요즘 IFAD의 조직개편 논의가 한창 진행중인데, 조직개편안을 준비하는 팀과 개혁의 대상이 되는 부서들간에 많은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고 하지만 개혁대상 부서의 직원들은 조직개편 팀이 자기들 입장을 정해놓고 대화의 형식만 갖추려고 하는 것같다고 불만이 대단합니다. 실제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대화를 한다는 미명하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기 순서 기다려서 쏟아붇고 뒤로 빠지는 것이 많은 '대화의 현장'의 모습입니다. 자기 입장이 성글어야 비로소 대화가 되고 소통이 되는 거라 하더라구요. 열린 마음도 없고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노력도 없는 경우에 대화라는 껍데기를 뒤집어 씌운 폭력이 되고 말지요.


 오늘 아침 조직개편 관련 회의에서 저는 입 꼭 다물고 있는 처지이지만, 오가는 대화가 정말 조직개편하는 팀은 자기네 생각을 밀어 붙일 의도 뿐이고 실제 이해나 생각의 접근은 없는 그런 말뿐인 대화의 장을 목도하였습니다.


 그런 식이라면, 사람 오라 가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 다들 바쁜데 들러리 세우는 짓에 불과하니까요. 그냥 정해서 통보하는 게 낫죠. 왜 사람들을 고생시킵니까?



3. Another Brick on the wall, Pink Floyd


https://www.youtube.com/watch?v=YR5ApYxkU-U


 어느 부서장님과 한국의 농업정책 경험 공유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제가 너무 방어적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은 그 분을 A라는 모양으로 구워진 벽돌, 저는 B라는 모양으로 구워진 벽돌로서 자기 얘기만 설파하거나 방어하는 데 급급하지 않았나 생각을 하다가 Pink Floyd의 노래를 들어 봅니다. 그 분이나 나나 어디서 주입받은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자기답게 생각하는 사람'일까요, 아닐까요?


틀에 박히느냐, 틀 밖으로 튀느냐


한국 농업정책 경험 공유를 위한 행사에서 다룰 주제 선정과 관련하여, 서로 다른 방향의 견해가 있다. 애초에 나는 농지개혁, 협동조합, 농업기술 개발 및 보급과 같은 전통적인 목록 중에서 주제를 선정할 생각으로 논의를 진행해 온 반면, 그런 전통적 주제를 벗어난 파격적인 주제 중에서 선택하는 게 어떻냐 하는 의견이 있다. 다른 부서의 국장이 제시한 의견이다.


예를 들면, 한국 농식품기업이 원료조달부터 가공, 유통, 수출에 이르는 과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직화해서 성공해 왔는지, 이를 활성화하는 데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보여주면 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여기서 농식품기업에는 대규모 식품기업이 포함되지만, 개인기업, 소규모 기업들을 포함한다.


그 부서장님과 잠시 얘기를 나누었는데, 얼핏 그 주제를 선택하는 데 주저되는 부분이 먼저 떠올랐다. 식품산업 정책 수행에 있어 최대로 관심을 기울여 하는 부분이, 식품산업의 발전이 국내 농산물의 수요, 판로 확대와 농민의 소득 증대와 연계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간의 식품산업 발전이 주로 값싼 외국농산물의 수입 확대로 이어지고 국내 농업의 성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생각이다. IFAD 자금으로 국내농업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개발도상국들에게 '국내 생산의 발전은 희생하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부가가치가 높아지므로 원료를 수입해서 식품산업을 발전시키는 정책을 수행하는 게 좋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바람직할 지 의문이다.


이런 나의 걱정스런 반응에, 그 부서장님은 어차피 식량부족국인 나라(food deficit country)에서는 식품 원료를 전부 자체조달할 수 없는 노릇이고, 가격경쟁력이 부족한 원료농산물은 국제시장에서 조달해서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출까지 도모하고, 국내 생산이 꼭 필요한 농산물은 품질과 브랜드로 자국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였다. 원료의 해외조달을 통해 성공한 대규모 식품기업의 성공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들려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는 입장이었다. 현실적으로 개인기업이나 중소규모 농식품 기업들은 품질과 브랜드로 승부하는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내게 반문하였다.


그 부서장님의 생각의 틀은 부분적으로는 농업과 식품산업에 대한 농식품부의 전략적 입장과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비교우위론에 더 기운 기획재정부나 통상당국의 입장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가격경쟁력이 없는 품목은 해외에서 사다가 먹던지 가공해서 팔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니까.


결국, 내 입장에서는 그 부서장님의 생각은 참고사항이고 판단은 내가 해서 우리 부서 내부 논의를 더 거쳐 주제를 정해야 한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가 쭉 검토해 온 논의 주제 후보들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이미 여러 경로로 개도국의 정책담당자들에게 전달이 되었는데, 그 부서장님의 말들은 똑같은 '옛날 얘기'들이 반복되서 한국에 한 번 간 사람들은 다시 갈 생각이 없다, 그러니 맥락에서 벗어나서 '도발적인 주제로 행사를 만들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어서 고민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잘 정리된 기존의 기록이 없는 도발적인 주제로 행사를 진행하는 데는 담당자에게는 작지 않은 부담이 따르는 게 현실이다. 마지막에 그분은 행사에서 다루는 주제가 복수이므로, 틀이 잘 잡힌 전통적인 주제와 새로운 경향에 맞는 주제를 혼합하는 것도 방법 아니냐고 슬쩍 한 자락 접으셨다.


아무튼, 다양한 견해가 있는 속에서, 잘 들어가며 얘기해 가며 해야 하지만, 선택은 처음 얘기 꺼낸 나의 몫이다.

 

4. 보너스 트랙 : 비행기, 거북이


 신나는 곡 듣고 싶을 때 가금 찾아 듣는 곡입니다.

 애청자님들, 행복하세요! 저도 행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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