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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가 딱인데(2018. 6.16)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애청자님들, 주말 잘 보내고 계신지요? 애청자님이 이 메일을 열어보실 때 쯤에는 한국으로 가는 하늘 길에 있을 것 같습니다. 총재가 궁둥이 걷어차서 급하게 가게 된 출장, 불평불만도 했었지만, 좋은 점을 보려구요. 사무실에 있으면 왠지 귀를 쫑긋 세우면서 살아야만 해서 피곤한데, 읽고 쓰기가 자유로운 한국에 들어가니 참 좋고, 엄마를 비롯한 가족들 얼굴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봐서 좋고, 노래 부르던 한국 음식들도 찾아 먹을 기회도 있고..나열하다 보니 참 좋네요. 


1. 저 평등의 땅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

https://www.youtube.com/watch?v=U7_vx7vhodU

 평등이 뭔지..노래는 노동자를 향해 있지만, 세상에는 그것 외에도 다양하고 엄청난 차별이 존재하죠. 문득 이 노래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잔치국수가 딱인데


한국으로 출장 출발하는 토요일, 아내가 나가 까페에서 사온 꼬르네또 빵과 집에서 내린 커피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둘이 딴짓하닥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보니 아내가 "점심 먹어야지?"한다.


"난 별로 배 안 고픈데? 아침 늦게 먹었잖아." 이렇게 말하니,
"그래도 이따 저녁도 먹어야 하는데 이 시간쯤 뭐 안 먹으면 꼬인다구!"
"아, 이럴 때 잔치국수가 딱인데!"
"뭐, 나더라 육수 내라구? 파스타 어때? 내가 만들긴 파스타가 제일 간편하다구!"


아내가 부엌으로 갔고, 나도 딴짓하다 부엌으로 갔더니, 아내가 루꼴라, 상추, 그리고 양상추와 당근 등이 담긴 봉지 세 개를 널어놓고, "그러지 말고 우리 샐러드를 먹는 건 어때? 자기가 골고루 섞어서 함 만들어 봐!"

채소들을 두 접시에 나누어 담고, 올리브유와 발사미코를 뿌려 샐러드를 만들었다. 샐러드를 먹으면서 아내가 그런다, "간단히 국수나 먹자! 이런 게 먹는 사람한텐 간단한데, 만드는 사람은 품이 많이 든다구. 샐러드는 그냥 자기가 만들었쟎아. 우리나라 식문화가 거지같다구!"


평소 아내의 지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음식들이 만드는 사람의 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힘들다고.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여러 가지 주어진 자연여건과 역사발전 경로를 밝으면서 만들어진 식문화는 '어쩔 수 없이 그리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거지같다'고 표현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논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으니 조용히 샐러드를 먹었다.


우리나라 음식이 정말 품이 많이 들고, 그래서 주방을 주로 책임져 온 여성들의 희생이 컸고 지금도 크다는 데는 동의한다. 가족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여성들의 노동력을 최대로 착취하게 되어 있는 음식문화이고 바뀐 세상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어쩌면, 식재료를 다듬고 조리하는 방법도 최대한 편리하고 손쉬운 쪽으로 개발되어서 남자도 쉽게 주방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식문화가 거지같다는 소리를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마 세상은 그런 방향으로 점점 변화하긴 하지 않을까 싶다.



2. Dust in the wind, Kansas

https://www.youtube.com/watch?v=tH2w6Oxx0kQ

순리대로


아내와 '순리대로 사는 게 자신에게 좋다'는 얘기를 나누었다. 사전적 의미에 집착하는 나는 네이버에서 '순리'가 뭔지 '순리대로 산다'는 게 뭔지 검색해 보았지만, 솔직히 네이버 보고는 순리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사람의 삶은 '하늘이 만든 자연의 질서' 이런 추상적인 말로부터 쉽게 답을 도출해 내기 어려운 장면들로 가득차 있다.


그런 생각은 든다. 세상의 일들은 대부분 내 의지와 바라는 바와는 상관없이 흘러간다. 그런 세상 일의 흐름에다 끊임없이 내 바라는 바를 대입시키면서, '난 이걸 바라는데 내 마음대로 안 되네, 제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내 욕망과 세상의 흐름이 충돌되고, 내 마음이 힘들어진다.


내 욕심을 내려놓고 흘러가는 대로 맞추어 살면 된다는 깨달음의 시 중에 부설거사 '팔죽시'가 문득 다시 생각났다. 읽어볼수록 마음 속 욕심을 다 내려놓은 경지의 글이 아닌가 생각되는 시.


부설거사 팔죽송

此竹彼竹化去竹 차죽피죽화거죽
風打之竹浪打竹 풍타지죽랑타죽
粥粥飯飯生此竹 죽죽반반생차죽
是是非非看彼竹 시시비비간피죽
貧客接待家勢竹 빈객접대가세죽
市政買賣歲月竹 시정매매세월죽
萬事不如吾心竹 만사불여오심죽
然然然世過然竹 연연연세과연죽


해설

이러면 이런대로 저러면 저런대로 되어가는대로
바람불면 부는대로 물결치면 치는대로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사는형편대로
옳으면 옳은대로 그르면 그른대로 보이는 그대로
손님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세상물건 사는대로 파는대로 그때 시세대로
세상만사 내맘대로 안되면 안되는대로
그러면 그런대로 그렇다면 그런대로 세상따라 살자.



3. 내 마음, 해바라기

https://www.youtube.com/watch?v=kcgyXx2xqrU

마음의 작용에 대한 한 스님의 글이 가슴에 와 닿아 예전에 갈무리해 두었던 글을 다시 한 번 읽어 봅니다. 생각이 곧 나를 만든다는 이야기. *

    내 안에 다 있다

    마음은 그림을
    잘 그리는 능숙한 화가와 같아서
    그림을 그리듯이
    갖가지 세상만사를 만들어 낸다.
    [화엄경(華嚴經)]

    온갖 현상의 발생은
    오직 마음의 나타남일 뿐이니,
    온갖 인과(因果)와 세계의 모습이
    다 마음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
    [능엄경]

    마음에서 그리는 것은
    언젠가는 이 세상이라는 종이 위에
    고스란히 그려지게 된다.
    그것이 마음의 법칙이다.

    심지어 한두 번 스치며 지나가는
    생각을 했더라도 그것은 일정부분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
    하물며 반복적이거나 지속적인
    어떤 생각이 있었다면
    그것은 분명히
    우리 삶의 바탕 위에 언젠가는 그려지게 된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망상을 피우지 말라고도 하고,
    끊임없이 올라오는 생각과 번뇌를
    잘 지켜보고 관함으로써
    마음을 비우도록 이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툭툭 올라오는 온갖 생각들에 대해
    우리는 별 의미없이 스쳐 보내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의 법칙을 아는 수행자라면
    순간순간 올라오는 생각과 잡념들이
    바로 내 삶의 일부분을 형성시켜 나간다는 사실을
    긴장감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어떤 사물을 보든, 사건을 보든
    늘 밝고 긍정적인 면을 보면서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삶은 점차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워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부정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사는 사람의 미래는
    부정적이며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 스스로 마음에서
    연습한 것이 그대로
    내 삶 위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은
    이미 내 마음 안에 다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고 쓰느냐에 따라
    내 삶의 현실은
    내 스스로 창조해 낼 수 있다.

    무한 능력의 주인공이 바로 이 안에 있다.

    참된 행복과 자유 평화
    그리고 심지어 진리를 찾고자 한다면
    내 마음을 외면하여
    밖으로 찾아 나서지 말고
    마땅히 내 안을 살펴
    마음 가운데서 찾으라.

    - 법상스님 -


4. 보너스 트랙 : 제주도의 푸른 밤, 최성원

https://www.youtube.com/watch?v=4vQSwav-OSs&t=136s

 아내가 제주도 가고 싶다 해서요..멘트는 이겁니다, "나 제주도 가고 싶다, 한국 가고 싶다. 나 거기 가면 이상한 사람 아닌데. 말할 줄 알고 들을 줄 알고, 버스도 탈 줄 아는데..'. 출장으로 가는 거지만, 귀 바짝 세우고 살지 않아도 말 다 들리는 한국에 혼자 가는 게 미안해집니다.

 보너스 트랙에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한 구절을 붙여 보냅니다. 한국 다녀 오겠습니다. 한국 여행 다녀온 다음에는 이른 여름 휴가를 다녀와야 해서 2주일 정도 음악메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사이 신청곡 보내 주시면, 한참 있다 보내 드리겠습니다~^^


    * 언젠가 삶이 해답을 가져다 줄 지 어떨 지는 모르지만, 당장 해답을 구하지 말고 모든 것을 살아보라는 데는 동의한다 *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지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보는 일이다.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나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

    라이너 마리아 릴케

 애청자님들 행복한 일요일 맞으시고, 새로운 한 주도 기쁨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덧글

  • 김혜인 2018/06/22 03:52 # 삭제

    안녕하세요, IFAD 인턴 검색하다가 구글 타고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IFAD 발령때부터 쭉 따라왔는데, 음악이야기, 가족 이야기, 공직 생활 이야기, 업무 이야기, 영어 이야기... 다양한 생각들 잘 읽었습니다. 2년 있으실지, 2+1년 있으실지 궁금해하면서 IFAD 조직 자체의 이야기에 흥미로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은 잘 다녀오셨는지 궁금하네요.
  • 땡칠 2018/06/26 02:44 #


    반갑습니다. 한국은 물론 잘 다녀왔지요. 일 때문에 가는 거지만, 내 고향에 다녀오는 길이니 기쁨이 많았습니다. 반가운 사람들, 반가운 음식들, 귀 쫑긋 세우지 않아도 다 들리는 사람들 말소리..모두 좋았습니다. IFAD 인턴에 관심이 있으신가 보네요. 인연이 있으면 로마에서 만날 수도 있겠네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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