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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omiti 가족여행(2018. 7. 2)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애청자님들, 안녕히 잘 지내셨는지요? 한국은 장마와 태풍이 겹쳐 와서 비가 엄청나게 많이 온다는 소식 접하고만 있었습니다. 비 피해는 없으신지 모르겠네요. 저는 6.26일부터 오늘(7.2)까지 1주일간 알프스산맥의 이태리 지역 부분인 Dolomiti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대로 더워지기 전에 여름 휴가 일부를 쓴 셈인데요. 즐거운 시간을 미리 당겨 쓰고 보니 7, 8월의 로마 더위를 견뎌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네요.

 저는 어디 여행 가도 그 지역에 사전에 공부를 하거나 거기서도 유심히 살펴 보거나 하지 않고, 돌아와서도 여행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편이 아닙니다. 어릴 적 김찬삼 씨의 세계여행기는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나지만, 보톷 사람들의 여행기에는 그닥 흥미를 느끼지 않는 편입니다.

 여행 중 페북에 올린 짤막한 글들을 음악메일에 올리는 것도 좀 주저되는 마음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제 인생에 한 번 뿐인 기회라 생각하고 여행 기간의 포스팅을 모아 봅니다. 제가 작년 2월에 로마에 왔고 2020년 2월에 복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8월이면 반환점을 도는데, 중간에 잠시 쉼표 찍어보는 여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행기간에 아내와 나, 명수 셋이서(특히 아내와 명수 둘이) 엄청 티격태격하고 신경전도 벌인 여행이었지만, 행복한 시간들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1. Those were the days, May Hopkin

https://www.youtube.com/watch?v=QO9A9u4GyGc

 먼 훗날 이번 여행을 돌아보면 또 이 노래 제목처럼, "그런 날이 있었지. 그 때 참 좋았어."하는 때가 있겠지요.

 (2018. 6. 26(화))

돌로미티 가는 길, 아침 7시에 출발하여 12시가 가까와지니 배가 고프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빠니니로 때울까 하다가, 볼로냐로 잠시 빠져 명수 엄마가 찜해놓은 파스타 집 근처에 가니 주차할 곳이 마땅챦다.

파스타 집에서 무려 1.8km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구글맵에 의지하여 파스타집에 도착하니, 7월 2일까지 내부수리중!

다시 명수가 구글맵에서 찾은 식당에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출발!

< 볼로냐 >


이미지: 하늘, 구름, 실외


집 떠나 거의 12시간만에 Dolomiti 숙소 도착!

이미지: 산, 구름, 하늘, 실외, 자연


6월 27일에는 숙소에서 가까운 Laguzuoi 봉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해발 2,800미터 이상의 고지답게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는 풍광과 1차대전 당시의 전적지도 보고, 그 건너편의 Cinque Tere 쪽으로 살살 걸어도 가 보았다. 6월 28일에는 Misurina 호수 변을 살살 산책도 하였다.

케이블카로 오른 Lagazuoi 봉 위 무덤에 세워진 십자가의 예수상을 보았다.

1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영국 등 연합군에 이태리가 합류하여 알프스 산악지대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군과 치열하게 대치했던 지점이었던 모양인데, 이 무덤은 거기서 전사한 그 누구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겠지.

지금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여행하고 트래킹하는 동네이지만, 유럽사를 보면 영토를 넓히기 위한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정복자들이 알프스를 넘나들었는가 새삼스럽게 생각이 난다. 카르타고의 한니발도, 로마의 카이사르도,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2차 대전 이후 전쟁없는 번영을 추구해 온 유럽연합의 시도가 그래서 대단하고, 평화를 누려온 지 수십년 만에 탈유럽연합을 외치며 구속없는 국민국가로의 회귀를 외치는 정파들이 힘을 얻는 현실이 안타깝다.

동북아에는 유럽연합 모델이 시도될 수 없는 지도 다시 한 번 상상해 본다. 진실로 통큰 결단을 할 만한 지도자들이 각국에 포진해야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가능할 것 같은데, 그림을 보면 글쎄요다.

옛 전장에 세워진 십자가의 예수님 상이 낯설게 느껴졌다.

이미지: 사람 1명, 구름, 하늘, 산, 실외

< Misurina 호수 >

이미지: 하늘, 산, 나무, 실외, 자연, 물


 6월 29일에는 돌로미티 트레킹의 백미라는 Tre Cime를 걸었다..

욕심은 내 마음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Dolomiti 트레킹의 백미라는 트레 치메 Tre Cime 트레킹을 하다가 약간의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만나면 헥헥대거나 하체가 힘들다는 느낌을 받으며, 다섯 시간 정도 걸려 트레킹을 마쳤다.

숙소로 돌아왔는데, 뭔가 마음이 불편한 상태로 있는 모습이 시무룩해 보이는지, 아내가 무슨 일 있냐고 묻는다.

별 일 없다 말하고 나가 주차장 쪽으로 나가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니, 아내가 따라 나와 뭐 불편한 일 있냐고, 회사에 무슨 일 있냐고 다시 묻는다.

"별 일 없어. 굳이 말하자면, 아까 트레킹하는데 예전 산에 다닐 때보다 힘이 많이 들더라. 그래서 속상해."

그래서 내가 늙어가는 가보다 하는 느낌이 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아내는 그런다, "나는 산에 몇 시간씩 다녀보질 않아서,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리고 당신이나 명수가 중간에 돌아오자고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완주해서 기쁜대. 우리 집안이 심장이 약하쟎아. 처음엔 오르막길 오를 때 힘들었는데, 나중엔 발에 힘 딱 주고 걸으니 괜찮더라구."

나는 어려서부터 산을 좋아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관악산 밑에 살 땐 관악산, 청계산 밑에 살 땐 청계산, 광교산 밑에 살 땐 광교산 하는 식으로 동네 뒷산에 가끔씩 올랐을 뿐, 장거리 산행은 평소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평생 장거리 산행이라고 해 본 건 대학 시절 설악산 두 번, 한라산 한 번, 2013년에 후배 따라 토요일날 산악회 산행 서너번 정도다.

그나마 뒷동산 산행도 안 해 본 지 수년이 되어가고, 그걸 대체하는 운동이라고 탄천변을 걷는 운동도 언젠가부터는 잘 안 나가고, 로마에 와서는 더더욱 몸을 안 움직였으니, 오랫만에 오르막 내리막을 걷게 된 트레킹이 편하고 쉬웠을 리 없다.

늘어가는 나이도 작용했겠지만, 기본적으로 뿌린 대로 거둔 것이다. 몸을 튼튼하고 가볍게 하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몸이 그러기를 바라는 건, 투입없이 산출을 바라는 참 말도 되지 않는 욕심이다.

내 삶의 여러 장면을 그런 택도 없는 욕심을 깔고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밤이다. 아내 말 마따나, 내가 몸 관리 잘 안 한 거에 비추어 보면, 완주한 게 다행이고 고마운 거다. 버겁게 느껴지며 이어지는 내 삶 전반이 실은 내 노력 이상의 보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6워 30일에는 알프스에서 낮잠자는 신선 흉내도 내 보고..



6월 30일날은 7월 1일날 집으로 곧장 가느냐, 아내의 제안대로 이태리 서해안의 Lerici 마을과 피사를 들러서 7월 2일 가느냐를 놓고 셋이 피곤한 다툼을 벌이다가 결국 7월 1일 어렵사리 Lerici 마을에 도착, 분위기 좋은 석양을 맞이하고, 7월 2일 피사에 잠시 들라 카메라 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 Lerici 마을의 석양 >

이미지: 하늘, 실외, 자연, 물


 7월 1일밤 숙소에서는 내 국내전화기 LG폰을 못 찾아 마음을 졸였다.

 저녁 식사를 마시고 돌아와서 보니 나의 LG 폰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그러고 보니, 하루 종일 전화기를 못 봤다.

명수가 아이폰으로 확인해 보니, 돌로미티 숙소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것이 마지막 기록.

전화기에 카드번호도 메모장에 남겨 놓고 해서, 혹시 몰라 BC카드 분실 신고하고 숙소 관리업체에 전화기가 있는지 확인 요청해 놓고 잠을 청하는데, 기분이 몹시 우울했다. 요즘 이것저것 흘릭고 다니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게 내 늙어가는 징후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하던 차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침에 집으로 가려고 차에 타는데, 어라 좌석 왼쪽 홈에 익숙한 물건의 모습이 보인다.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가 모르는 사이에 빠뜨린 모양이다.

이젠 물건 잘 간수하고 다니라는 신의 계시였나 싶다. 사소한 전화기 하나 상실에 우울해하는 내 모습을 보니, 앞으로 나이 먹으면서 잃어갈 것들 대한 내 마음 다스리는 법을 예습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암튼, 전화기 찾아 다행이다. 유정물 뿐 아니라 무정물과도 정이 든다더니, 참 휴대폰이 뭔지..


7월 2일은 피사의 사탑 바르게 세우느라 애 좀 썼다. 암튼 집에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내일부터 사무실을 잘 지키는 숙제를 해야지..ㅠㅠ

  

2. Mamma mia, ABBA

https://www.youtube.com/watch?v=unfzfe8f9NI

 나주 애청자님의 신청곡입니다. 애청자님들이 정말 신청곡을 안 보내시더라구요. 저의 선곡이 정말 완벽한가보다 매번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아는 노래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음에 아쉬워 하는 게 음악메일 쓰는 일입니다.

 예전에 가끔 특집방송을 하곤 했습니다. 특정 가수의 곡만 모아서 틀어 드리거나, 번안곡과 원곡을 대비시켜 틀어 드리거나 하는 식으로요.

 아무튼, 듣고 싶은 곡 있으면 말씀해 주셔요. 돌아온 DJ, 항상 틀어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3. July Morning, Uruah Heep

https://www.youtube.com/watch?v=TH6r0GtuKMA

 7월이면 늘상 찾아서 몇 번은 듣는 곡입니다. 사랑하는 노래지요.

 오늘은 여행 이야기를 길게 드려서, 말씀 길게 안 할라구요.

 오늘부터 음악메일 애청자 리스트에 두 분을 추가했어요. 두 분 모두 제가 몹시 좋아하는 페친입니다. 두 분 땡제이의 음악메일 방송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4. 보너스 트랙 : 오늘은 두 곡입니다.

Happy Together, Turtles, 이 곡은 애청자님들 모두 함께, 저도 함께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서 틀어 드리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9ZEURntrQOg

House of the Rising sun, The Animals, 우리 식구들끼리 오붓하고 행복하고 놀고 돌아오니 병상에 누워 계신 엄마 생각이 나서, 엄마 생각과 늘 겹치는 노래라서.

https://www.youtube.com/watch?v=0sB3Fjw3Uvc

 애청자님들, 장마와 다가올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덧글

  • 2018/07/03 20:34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땡칠 2018/07/03 22:50 #


    낮잠자는 코스프레한 거죠..ㅋ 정말 한숨 자고 올 걸~
    피사는 어떻게 사진 한 번 찍어보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재밌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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