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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사의 노래(2018. 8. 1)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막바지 최고조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극히 성하면 곧 쇠하는 게 자연의 이치, 곧 가을이 오겠죠!

1.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로마 애청자님이 오페라 카르멘을 관람하러 간다고, 기념으로 이 곡을 신청하셨습니다. 로마의 카라칼라 욕장에서는 여름철 깊은 밤에 오페라 공연이 이어지는데, 좋은 좌석이야 입장료가 비싸겠지만, 조금 먼 좌석은 1인당 25유로면 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로마 사람들은 조상 잘 만나 복 터졌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덕분에 저도 평생 처음 오페라 관람을 할 수 있었네요.

 일요일 밤에 카르멘을 같이 봤던 명수는 어제 밤 비행기로 로마를 떠나 오늘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이 섭씨 40도 정도의 111년만의 폭염을 보인다는 소식에, 저는 장모님과 아버지께 카톡 전화를 걸어 이 더위에 어떻게 지내시는 지 안부를 여쭈었습니다. 양쪽 다 에어콘이 없이 여름을 나고 계신데, 장인장모님은 선풍기와 욕조에 받아놓은 물로 더위를 달래고 계시고, 아버지는 선풍기와 부채로 여름을 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는 엄마 계신 병원에 다니러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기다릴 때가 좀 덥다고 하셨습니다. 어서 폭염이 가고 더위가 한풀 꺾였으면 좋겠습니다.

 로마도 37도까지 올라간다는 예보가 나왔다가 당일 되면 35정도로 수정이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로마가 시원한 건 아니지만, 한국이 워낙 무덥다고 하니 여긴 좀 나은가 보다 하며  한편으로는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면서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이태리는 햇볕이 좋아서인지 채소와 과일이 맛있습니다. 과일의 경우 가격도 한국에 비해 많이 싸고 당도도 높다고 느껴집니다. 이태리에 살아서 복받은 것 하나는 과일을 푸짐하게 먹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생각해 보면, 한국은 과일이 전반적으로 많이 비싸서 장보러 가서 쉽게 들고 오지 못하죠. 저도 농업 분야 공무원으로서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2.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썰물


 도입 부분이 '시원한 여름 밤바다 파도소리'를 연상시키는 곡을 틀어 봅니다. 이런 곡을 들으면 한국에 계신 애청자님들이 느끼는 더위가 조금이라도 식혀지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으로 골라 봤습니다.

 산(계곡)과 바다 중에서 여름 휴가지를 고르라 하면, 저는 계곡을 고르는 편이었습니다. 한낮의 여름 바다는 그 습기와 열기가 복합되어서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더 뜨겁게 느껴지거든요. 반면에, 아내는 '여름은 바다'라며 바다 노래를 부릅니다. 해수욕을 해야 한다는 거죠. 다음 주에는 로마에서 멀지 않은 바닷가에 당일치기로라도 다녀올 계획입니다. 로마에서 30km만 가면 이태리 서해 바다니까 멀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이 덥고 사람 버글거리는 데 웬 바닷가람~ 하는 생각이 있죠. 생각만 해도 땀이 주루룩 흘러내릴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더 덥기 때문에 해수욕을 하면 역으로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지도 모르죠.

 '바다' 하면 저는 단연코 강릉이든 속초든 북부 동해바다 생각이 납니다. 가장 많이 가 본 바다이고, 언제나 그곳에 가면 가슴 속이 탁 트이고 시원해지는 느낌을 가졌던 곳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해수욕철 아니고 사람이 많지 않은 시원한 계절의 바다가 좋습니다. 저는 바닷가에 사람이 너무 많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사람 적은 바닷가에서 한가로이 거닐면서 느끼는 마음의 평온같은 게 성수기 바다에는 없습니다. 뭐, 사람마다 선호는 다 다른 것이고, 저는 그렇다는 얘깁니다. '철 지난 바닷가'를 더 좋아하는 편인 거죠.


3.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강산에


 어제, ' 가장 귀찮아 하는 일이, 실은 나를 살게 하는 힘을 만들어 주는 일일 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귀찮아 하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집에서 소파에 밀착하여 뒹구는 일 외에는 거의 다 귀찮은 일로 치부되죠. 기분의 오르내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산책하기도 귀찮아 하고 밥 먹는 것도 때론 귀찮고, 몇 년 전부터는 책 읽는 것도 귀찮고, 어디 놀러가는 것도 귀찮고, 정말 지독하다고 할 정도로 모든 활동을 다 귀찮은 것으로 여깁니다.

 예전에 읽은 책 중에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습니다.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을 대체의학으로 치료하던 어떤 분의 글인데, 내용도 제목 그대로입니다. 건강이 엄청 악화된 불치병 환자가 오면, 식이나 약물요법을 병행하면서, '무조건 산에 다녀오라'고 처방을 내립니다. 저자의 말이, '멀쩡한 사람도 병원에 입원해서 계속 누워만 있으면 결국 생명력이 약화되고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걸어라, 무조건 걸어라.'라는 겁니다.

 단순명쾌한 메시지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은 꼼지락꼼지락하고 움직여야 에너지가 생기는 겁니다. 이것을 머리로는 잘 아는데, 소파와 일체되어 뒹굴기만을 좋아하는 저의 귀차니즘도 상당한 난치병입니다. 아이고, 움직이는 얘기 하기만 해도 덥네요..^^ 동네에서 보면 이 더위에도 조깅한다고 뛰어다니는 사람이 간혹 보이던데,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달리기 운동하는 건 별로 시도도 안 해 봤지만, 이 몸무게에 이 체형에 함부로 뛰다간 무릅 다 나갈 것 같아, 역시 살살 걷는 게 나에게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현실에 딱 직면해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내야 하는 건데 하면서도 흐르는 물에 쓸려 내려가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 해야 하는 생명의 처지에 한편으로 가슴이 아려옵니다. 하긴, 뭐 그렇게 회귀를 위한 순간들이 지나면 또 그렇게 힘쓰지 않고 살아도 되는 시간들도 오는 거겠지요. 


4. 이사가던 날, 산이슬


 다락방, 논두렁밭두렁


 두 곡 모두 수원 애청자님의 신청곡입니다. 제 국민학교 시절 쯤에 나온 곡들로 기억하는데, 그 당시에 라디오에서 자주 나온 걸로 봐서 나름대로 인기가 많았던 곡들이라고 봐야겠죠? 듀엣 이름도 너무나 70년대다운 추억의 곡들입니다. 두 곡 모두 친구나 이웃집 아이의 이사가 노래를 만든 모티브가 된 것 같습니다. 친구와의 이별에 대한 70년대적인 정서를 담은 노래들인 것 같습니다.


 5. 보너스 트랙 :  시원한 빗소리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애청자님들, 입추가 멀지 않았습니다. 힘내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