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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길(2019. 1. 12)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이미 일요일을 맞으신 애청자님들!

 저는 토요일 밤에 아직 머물고 있네요. 금요일 밤에 비해 아쉬움이 있지만, 참 마음 편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네요.


1. 어디쯤 가고 있을까, 전영

https://www.youtube.com/watch?v=M94Bj0lIdpY

 여행 떠난 아내는 카톡을 보내도 보지도 않네요. 어디쯤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정말 오랜만에 친구와 떠난 여행일 텐데,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겠지요.

 2019. 1. 12 오전

아내가 베프랑 떠났다.


아내는 곰국이 아니라 시래기 된장국을 끓여놓고 베프와 밀라노와 피렌체 방면으로 사흘간의 여행을 떠났다.


아들과 둘이 사흘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우선 아침은 아내가 직접 구운 빵에 땅콩잼과 딸기잼을 발라 먹었다. 한 끼 해결.


로마에 도착한 지 열흘 쯤 되도록 수면 삼매경에 빠진 아들내미 명수에게 뭐 하고 싶은 것 있냐고 물어도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단다. 


오전에 동네 산책 하고 오후에 시내 가서 영화 보고 한국식당에서 저녁 먹고 들어오면 어떻겠냐고 하자 좋다고 한다. 산책 끝내고 올라오는 길에 생수나 사오자고 했다.


말은 그렇게 해 놓고, 이 아들내미 아침 먹자 마자 다시 침대에 누워 꾸벅꾸벅 졸고 있다. 설거지 하고, 아내가 밤에 돌려놓은 세탁기의 빨래를 널고 나서, 안 되겠다 싶어, 우선 나 혼자 내려가 여섯 개 들이 생수 두 묶음과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사서 올려다 놓고 묻는다, 


"명수야, 산책할 거니?". "졸려요. 저 잠 못 잤어요. 아빠 산책 다녀오세요."


오늘의 일정은 아까 말한 대로 흘러갈지 안 갈지 잘 모르겠다. 사실 딱히 재미있는 영화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저 시내에 나가 어슬렁거리다가 저녁 사먹는다는 의미 정도인데, 아예 영화 보러 안 나가기로 정하면 나도 책이나 읽고 있으면 편하긴 하지만, 아들과 같이 있을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주말 중의 하나를 그냥 아무 것도 않고 보내기가 아쉽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나 저나, 슈퍼마켓 계산대의 직원이 "Buon Giorno"라고 하지 않고 "Salve~"라고 말하기에 멈칫하고 반응을 제대로 못했는데, 찾아 보니 "안녕~"이라는 뜻이란다. 그래도, 아내 부재중에 하필 음식물 쓰레기 봉투가 다 떨어져서 처음으로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샀는데, 그래도 "Rifuti Organici"가 음식물 쓰레기 담는 봉투라는 것 정도는 알고 척척 사게 되었으니, 대단한 진보 아닌가?


오늘 점심은, 그리고 아마 저녁도 시래기 된장국을 먹겠지만, 내일과 모레는 뭘 해 먹일지가 벌써 고민이다. 영 여의치 않으면, 신에게는 두 개의 매운맛 진라면과 다섯 개의 미역국라면이 있소이다만은.


이미지: 음식



2. 둘이 걸었네, 정종숙


https://www.youtube.com/watch?v=ZNllQ2_tflY


 아들과 한참 걷고 들어 왔더니, 이 노래 제목이 생각나네요. 뭐, 아들과 걸었던 얘기 하려는 노래는 아니겠지만요 아무튼, 생각난 김에 오래 전 추억의 곡을 들어 봅니다.


내일 저녁은 먹는다?

 

결국 명수는 점심 먹으러 일어났다. 아내가 끓여 놓은 시래기 된장국을 뎁히고 갓김치를 조금 썰어서 먹었다. 아내의 베프가 서울서 공수해 양구 펀치볼 시래기는 너무나 부드러워, 조금 과장을 보태면 여느 시래기들과는 달리 입에서 살살 녹았다.

 

영화를 보러 명수와 둘이 로마 시내로 출동했다. 집에서 Laurentina 역까지 걸었다. 지하철 Barberini 출구 나가면 바로 있는 극장에서 오후 3 15분에 시작하는 영화 Welcome to Marwen 보기로 했다. 2 40분경에 도착했는데, 역시 예상대로 극장문은 닫혀 있었다. 시에 극장 연다고 써붙여 있었다. 주변에서 서성대다 표를 샀다.

 

영화 내용에 대한 사전 정보가 거의 없이 그저 '이태리어가 아닌 영어로 대사가 나온다' 이유 하나 만으로 선택된 영화는, 실사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하는 부분에서 혹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영화를 잘못 골라 들어온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게 했다. 동성애자 내지 변태성욕자(queer) 오해를 받아 여러 명에게 심한 집단폭행을 당한, 증오범죄(hatred crime) 희생자가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으로 환각, 망상, 공포 등에 시달리면서 살아가는, 그리고 아마도 끝부분에서는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수작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그런대로 재미있게 있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아내와 둘이서 자주 움직이는 코스를 따라 명수와 손잡고 극장에서 떼르미니 근처에 있는 한국식당까지 걸어가 저녁을 먹었다. 명수는 육개장, 나는 거의 그렇듯 순두부찌개를 먹었는데, 찌개 국물을 먹어 명수의 , "역시! 똑같은 육수 베이스. 같은 요리네요!^^".

 

식당을 나서서 근처에 있는 한국식품점 Famiglia 들러 내일 점심용으로 매운맛 진라면 개를 사서 명수랑 나랑 개씩 주머니에 넣고 콜로세움 역까지 걸었다. Laurentina 역에서 집까지 다시 걸었다. 아침에 산책까지 터라, 오늘 걸은 거리 11.1km, 1 7 걸음. 둘이 나들이나가서 집에 돌아오기까지 진로에 대한 명수 고민을 많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는 아내가 만든 , 점심은 진라면인 정해졌는데, 내일 저녁은 먹나 고민이다. 그리고, 출근하고 명수 혼자 있는 월요일은 끼가 걱정이다. 매일 식구들 거둬 먹이는 여성들은 정말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는 나는 100퍼센트 인정한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불교 식으로 얘기하면 수미산같은 공덕을 쌓는 사람들이 주부들이다.


이미지: 음식



3. 그래도 설마 하고, 웅산


https://www.youtube.com/watch?v=q8giyZM6t98


 3, 4년 전 한 때 많이 들었던 곡이 생각나 들어 봅니다. 웅산,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창법의 가수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1주일에 한 권씩은 책을 읽겠다고 마음을 정했고, 책 읽기에 재미가 붙어서 올해 들어 여덟 권째 책을 정했습니다. <내 인생의 탐나는 심리학 50>이라는 책인데, 문제는 마음을 정하고 나서 긴긴 서문을 읽다 보니, 머리 아프게 많은 지식을 전달하려 애쓴 책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읽고 싶은 마음이 시들해졌습니다.


 다른 책을 읽고 싶은데, 보유하고 있는 책도 얼마 안 되지만, 그 중에 안 읽은 책들 제목을 들여다보고 내용을 살짝 들춰봐도 그다지 매력을 느끼는 책들이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교보문고가 근처에 있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달려가서 그 수많은 책들을 뒤적뒤적하면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를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더니, 식재료 고르는 거나 책 고르는 거나 마찬가지로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봐야 내 마음에 맞는 놈을 고를 수 있기는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e-book은 제대로 이용해 본 적이 없기는 하지만, 저는 종이책이 줄도 치고 접기도 하고 메모도 하고 할 수 있어서 훨씬 좋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최근 몇 년간 등한시했던 책읽기를 열심히 할까 싶습니다.



4. 보너스 트랙 : 끝이 없는 길, 박인희


https://www.youtube.com/watch?v=XSed6-p0cwY


 끝이 없는 길..언젠가는 돌아갈 인생이지만, 끝이 없어 보이는 게 인생길이죠.


 주말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