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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기만 한 일은 없다(2019. 7. 9)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애청자님들, 무더위에 어찌 지내시는지요? 로마는 최고기온 32도, 33도 사이 쯤을 왔다갔다하고 있습니다. 7, 8월에는 일을 안 하고 여름잠을 자는 게 동물의 신체리듬에 맞는 것 같습니다.


1.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커피소년


 제 기억에 차를 폐차하기로 결심한 게 지난 5월 22일이니까, 오늘로서 결심한 지 47일째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이태리어를 못한다는 기본적인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이태리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폐차를 하려고 애쓰고 어제까지 아무 성과도 없이 시간만 흘러갔습니다.

 두 개의 경로를 시도했었습니다. 전임자로부터 IFAD에서 차량에 대해 잘 안다고 들은 직원을 통하기도 하고, IFAD의 외교관 지원하는 사무실에서 지난 번에 어떤 직원이 폐차를 했다는 폐차장 웹사이트 홈페이지 정보를 받아서 접근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폐차장 웹사이트에 있는 전화번호로 제가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은 사람이 그야말로 영어는 1도 안되는 사람이라, 주고받은 대화가 그 사람은 전화 받자마자 "Pronto!"하고, 나는 "Can you speak English?"한 뒤 그 사람이 이태리어로 뭐라뭐라 하면서 전화를 끊은 게 전부 다였습니다.

 국장 비서분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처음에는 필요서류가 뭐다, 날짜 잡기 위해 연락한다고 하더니, 언젠가부터는 연락 자체가 안 된다고 합니다. 결국 포기하고, 차량 문제에 대해 잘 안다는 IFAD 직원에게 부탁을 했더니, IFAD에 출입한다는 어떤 분의 연락처를 알려 주었습니다. 그 사람 영어가 되는 분이냐고 했더니, IFAD에 오래 출입했으니까 아마 될 거라고 합니다. 제가 연락처를 받아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영어가 1도 안 되기는 마찬가지였고, 소개를 해 준 IFAD 직원하고 얘기하면 될 거라는 취지로, 짧은 영어로 얘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개시켜 준 사람은 영어로 소통이 될 거라 하고, 소개받은 업자(정확히 뭘 하는 사람인지도 끝까지 몰랐습니다)는 소개시켜 준 사람과 얘기하라는 이상한 상황이 길어졌습니다.

 마침 이탈리아어를 전공한 한국인 인턴 직원이 있어, 소개받은 분과 연락을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다음 주 화요일에 들어온다고 했다가, 그 전날 되면 자기는 그 날 일 안 한다고 연락이 오기도 하고, 아무튼 별로 믿음이 가게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질질 끌면서 일은 아무 진전이 되지 않고 속만 타들어가는 날을 40여일 보냈습니다.

 어제 아내가 인터넷에서 로마 폐차장 정보를 뒤져서 다른 폐차장 사이트를 찾아냈습니다. 국장 비서분에게 연락을 부탁했습니다. 다행히도 내일 차량을 인도하기로 약속이 잡혔습니다. 차주인 제가 서류를 제대로 갖추었는지가 확신이 안 서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일단 약속이 잡혔으니 잘 진행되고 마무리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 마디로 '속이 터져 미치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입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휴대폰에 자기가 신청한 기억도 없는 서비스 요금이 부과되고 있어 잔뜩 짜증이 나 있습니다. 언어가 이태리어인지라 정확히 무슨 서비스가 언제부터 부가된 것인지 알지도 못하고 한 달에 100유로 쯤 되는 돈이 빠져 나가고 있어서, 엄청 신경이 곤두서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폐차 문제로 제가 아무 것도 않고 있으니까, 아내는 (제가 듣기에) '뭘 그리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쩔쩔매고 그래? 폐차하는 사람들이 돈 버는 거니까, 전화하면 알아서 끌고 가서 처리하는 거 아닌가?' 이런 투로 얘기를 해서 초기에 제 마음이 엄청 상했었습니다.

 결국은 저나 아내나,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태리 땅에서 어떻게 살아내겠다고 아둥바둥 애쓰고 있는 건데, 이 노래처럼 서로 편이 되어 주어도 모자랄 판인데, 이런 일이 생기다 보면 자기 상황에만 매몰되어서 주변 사람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를 주게도 되죠.

 차도 휴대전화 서비스도 어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2. 이별의 그늘, 윤상


 제가 일부러 고른 곡이라기 보다는 앞의 넋두리글이 길어지다 보니까 유튜부가 알아서 고른 곡입니다.

 앞의 얘기를 잠깐만 이어 가자면, 사람들은 로마 사는 저희들이 부럽다고 많이 얘기를 합니다. 로마 생활이 힘들다고 얘기하면 배부른 소리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사람 사는 속사정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거죠. 저는 솔직히 어서 한국 가서 살고 싶습니다. 너무나 답답한 서비스 시스템 때문에 아주 힘듭니다. 한국에 대해 스스로 욕을 많이 하지만, 공공행정이든 민간부문 서비스든 엄청 빠르고 서비스의 수준, 질도 매우 좋습니다.

 이젠 7개월 남짓이면 한국 돌아갑니다. 한국 돌아가면 속이 다 시원할 것 같습니다. 


3.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박미경


 로마 생활 푸념이 길었습니다. 더 길게 말씀 안 드릴게요. 로마에서 잠시 사는 제가 복 받은 것인 모르지만, 세상에 좋은 면만 있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내일 로마에 비가 온다 하니 들어 봅니다.


4, 보너스 트랙 : 애고 도솔천아, 정태춘


 오늘도 행복한 순간들 마주치는 날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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