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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 '폭발'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주말 모드입니다. 금요일엔 모든 것이 용서가능합니다. 


1.무궁화, 심수봉


세상은 넓고 Shankar와 함께 하는 점심은 언제나 즐겁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교육받으러 다녀온 Shankar와 늘 가는 식당에 또 갔다. 우리의 이야기는 거의 늘상 음식에서 시작된다. Shankar는 수술 후 회복과 체중 감량을 위해 다이어트 중이라며 가벼운 식단으로 루콜라를 얹은 연어 샐러드를 시켰다. 한국에서는 병원에 입원하면 쌀로 만든 죽이나 미음을 많이 먹는다고 얘기하니, 자기는 애기 때부터 미음을 먹으면 토했으며 , 지금도 남이 먹는 죽을 오래 보고 있으면 토한다고 한다. 체구에 비해 입이 짧은가 보다.

얘기가 말레이시아의 주식이 무엇인지로 옮겨 갔는데, 이게 간단한 얘기가 아니었다. 얘기가 자연스럽게 말레이시아의 근현대사로 넘어갔다. 영국의 지배, 일본의 침략과 패퇴, 1945년에서 1968년까지 이어진 중국계가 중심이 된 공산주의 무장투쟁세력(정글의 빨치산?)과의 사실상 내전, 테러와 폭력, 방화, 암살이 횡행하던 시기와 빨치산에 대한 식량공급을 막기 위한 영국총독부의 전술(쌀의 밀거래를 막기 위해 식량배급을 쌀에서 보관이 어려운 조리된 밥으로 바꾸고, 밀림 주변의 농촌마을을 소개(청야)하고 주민들을 병영으로 옮기는 것 등) 뭐 그런 얘기들을 들었다. 다시 한번, 동남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음을 절감했다.

말레이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전 말레이반도 주민의 다수는 중국인이었는데, 말레이시아가 된 뒤에는 사회주의 무장투쟁에 참여했던 중국계가 주민등록에 참여하지 않는 등의 원인으로 인구구성이 변했다고 한다. 취약계층이었던 말레이족에 대한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이 수십년간 행해진 결과, 지금은 비 말레이족인 사람들이 사실상 차별을 받는 역차별이 문제되고 있다고 한다.

세상은 넓다. 그리고 역사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2. Hot issue, 4 Minutes

https://www.youtube.com/watch?v=nPPKwg5eQ4o


미장원 '폭발'

우리 동네 미장원 이름은 <Explosion>이다. 늘 궁금했다. 이 이름이 이태리어인지 그냥 보이는 대로 영어인지. 오늘 구글번역기에서 기어이 확인했다. 영어의 Explosion에 해당하는 이태리 단어는 'esplosione'임을. 아, 외래어 간판이구나. 그런데, 왜 '폭발' 미장원이지? 여기서 머리 자르면 미모 폭발, 멋 뿜뿜하다는 의미일까?

아무튼, 한 달에 한 번 머리 깎는 날이어서 폭발 미장원에 다녀왔다. 늘 나를 응대하던, 영어를 조금 하는 미용사 보조가 오늘도 안 보인다. 그러데, 웬 일일까, 별로 말을 붙여 본 적 없는 다른 보조 아가씨가 "Let's go to the wash room!" 이라고 영어를 쓰는 거다. 조금 놀랐다. 아무튼, 폭발 미장원에서는 머리를 자르기 전에 머리를 감겨 준다.

머리 깎으러 의자에 앉으니, 처음 보는 여자 분이 와서 유창한 영어로 묻는다. 머리 어떻게 깎을 거냐고. 뭐지? 늘 항상, "지난 번처럼(like last time)" 이 한 미다로 의사소통 끝이었는데? 잉글랜드 출신 영어회화 선생님이란다. 앞 머리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묻길래, 그냥 지난 번처럼 잘라 주면 된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 우리 말로 얘기할 때도 미장원에서 머리 어떻게 자를 거냐고 물으면 답은 둘 중 하나였다, "단정하게 해 주세요." 아니면 "짧게 쳐 주세요. 너무 짧게는 말구요." 그런 걸 내가 어찌 영어로 할 수 있겠는가. 남은 다섯 달도 답은 무조건 Like last time이다. 군인처럼 짧게 쳐도 어쩔 도리가 없다. Shankar는 심한 곱슬머리라 로마 시내에 있는 남성들만 가는 이발소 Barber shop에 굳이 간다지만, 난 다섯 번만 참으면 된다.

머리를 한참 깎다가, 옆머리와 뒷머리 다듬는 게 끝낼 때쯤, 미용사 분이 묻는다, 영어로. "Coffee?". 머리 깎다가 중간에 웬 커피야 하는 생각 0.01초, "Yes"라 답한다. "Decaffeinato?" 미용사 분이 다시 묻는다. 이미 나의 선호를 알고 있다. 아무튼, 이태리 사람들 커피 사랑 유별나다.

머리 깎고 나오는데, 미용사 분, "Thank you! See you!" 한다. 전에 영어회화 공부중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써먹어 보나 보다. 영어 쓰더란 얘기를 아내에게 하니 내가 영어로 말 좀 붙였으면 좋았을 거라고 한다.

동네 수퍼 Eurospin에서 20개들이 하드(말 그대로 물에 색소와 설탕만 넣어 만든 하드)를 2.99유로에 사서 집에 돌아왔다. 20개에 4천원이니 한 개에 200원 쯤 하는 거다. 아내가 하드도 먹고 싶고 동네 까페 Non solo Caffe에서 파는 젤라또도 먹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우선 여름 장사 끝나가는 하드부터 산 거다. Non solo caffe는 무슨 뜻일까가 로마 도착해서부터 궁금하다. '커피만 있는 게 아닌 까페'라는 건지, '이 까페에 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건지. Not only coffee인 건지, Not alone coffee인 건지.

그렇게 로마 시절의 마지막 여름날들이 저물어간다.

PS : 얼굴 사진 찍고 나서 보니 콧등에 미장원에서 커피 얻어먹은 도장이 찍혀 있네.


이미지: 실외


이미지: 김종철님 포함, 안경, 실내, 근접 촬영



3. 산행, 김영동

https://www.youtube.com/watch?v=SGt3I211xdM


 요즘 어느 일본 사람이 엮은 <니체의 말>이라는 책을 두 번째 읽고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그저 그런가 보다 했는데, 두 번째 읽으니 처음 읽을 때보다 가슴에 다가오는 구절들이 많네요. 아내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니체도 말만 그랬지 자기는 그렇게 못 살았다고 너무 감동받지 말랩니다. 아무튼 옮겨 적은 몇 구절 나눕니다.


흙발로 들어오는 사람은 사귀지 마라(<니체의 말>, 방랑자와 그 그림자)

친해지면 상대의 개인적인 영역에까지 성큼 발을 들여놓다도 된다고 생각하는 종류의 인간과는 결코 교제하지 마라.

그런 사람은 가족처럼 사귄다는 것을 빌미로 결국 상대를 자신의 지배 아래, 영향력 아래에 두려고 하기 때문이다. 교우관계에서도 서로를 혼동하지 않는 주의와 배려는 중요하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친구로 지낼 수 없다.

* 나는 남의 영역에 흙발로 들어선 적 없는 지 돌아볼 일이다. 그리고 흙발로 들어오는 자는 과감히 내칠 일이다. *


안정지향이 사람과 조직을 부패시킨다(<니체의 말>, 아침놀)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만이 모여 서로를 인정하고 만족하면 그곳은 뻔뻔한 폐쇄 공간이 되어 버려, 더 이상 새로운 사고나 발상이 나오지 않게 된다. 또한 조직의 연장자가 자신의 사고와 똑같은 의견을 가진 젊은이만을 육성하게 되면, 조직도 젊은이도 완전히 망가지고 만다. 반대 의견이나 새롭고 이질적인 발상을 두려워하고 자신들의 안정만을 추구하는 자세는 오히려 조직과 사람을 근원부터 부패시켜 급격한 퇴폐와 파멸을 초래하고 만다.

* 니체라는 사람, 내공있는 멋쟁이 같다 *


인정의 기준(<니체의 말>, 아침놀)

누군가가 무언가를 인정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은 그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그것이 세상에서 너무도 흔한 일인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이미 그 사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제 그것이 선악 중 어느 쪽인가, 어떤 이해를 낳는가, 어떤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들은 인정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습이나, 전통, 정치를 인정하고 있다.

* 니체의 매력에 점점 빠지는 느낌이다*


비판이라는 바람을 불어넣어라(<니체의 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곰팡이는 통풍이 되지 않는 축축한 곳에서 자라고 번식한다. 이와 같은 일이 사람들의 조직과 그룹에서도 일어난다. 비판이라는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 폐쇄적인 곳에는 반드시 부패와 추락이 태어나 거침없이 자란다. 비판은 깊은 의심에서 나온 심술이나 고약한 의견 따위가 아니다. 비판은 바람이다. 이마를 시원하게 식히기도, 눅눅한 곳을 건조시키기도 하여 나쁜 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비판은 쉼 없이 들을수록 좋다.

* 니체를 더 만나보고 싶어진다 *


세력가와 권력자의 실태(<니체의 말>, 여러 가지 의견과 잠언)

조직의 우두머리에 있는 사람, 지금 시대에 있어 세력가, 권력을 쥔 사람에게 진정한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세력이나 권력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환영이다. 세력이나 권력이 사람들에게 작용하기에 그 환영이 계속 이어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특별한 존재도, 특별한 인간도 아니다. 그것을 어렴풋이 알아차리기 시작한 세력가나 권력자도 있다. 진정 지성이 있는 사람은 훨씬 이전에 권력자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환영을 보고 있다.

* 관직에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아니라 자리에 대고 절하는 것임을 명심하라는 동양식 표현이 생각난다 *


거짓 결단(<니체의 말), 아침놀)

한 번 말로 뱉은 것은 단호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위대한 청렴함으로 여겨진다. 남자답고 결단력이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하며,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도 보인다. 왠지 모르게 그 행위가 옳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자. 한 번 뱉은 말을 단호하게 실행하는 것은 일종의 완고함이 아닌지, 감정적인 행위나 고집의 표출은 아닌지,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이면에 명예심과 같은 허영심이 감춰져 있는 것은 아닌지…… 행위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좀 더 다른 이성적인 시점에서 그 행위가 진정 바람직한가 아닌가를 파악한 뒤에 행해야 하지 않을까.

* '사람이 한 번 뱉은 말은 지켜야지!' 라고 늘 생각해 왔는데, 의표를 찔린 느낌이 든다. 니체 아저씨 매섭다 *


타인에 대하여 이것저것 생각하지 마라(<니체의 말>, 아침놀)

타인을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지 말 것. 타인을 평가하지도 말 것. 타인에 대한 소문도 입에 담지 말 것. 그 사람은 이렇다 저렇다 하는 생각도 애당초 하지 말 것. 그 같은 상상이나 사고를 가급적 하지 말 것. 이 같은 것에 좋은 인간성의 상징이 있다.
* 니체 아저씨 말 중에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게 많다 *


인간의 자연성을 모욕하지 마라(<니체의 말>, 즐거운 지식)

인간과 자연, 이런 식으로 대립시켜 보면 인간과 자연은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 자연 속에 포함된 존재이다. 그렇기에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 성향은 본래 마땅히 모욕해야 할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있다. 사회적인 고상함을 강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강하게 주장하듯 인간성을 일그러뜨리는 것도 아니요, 수치스러워할 것도 아니요, 방인간적인 것도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연 그 자체이며, 필연적으로 자연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넘어선 초월적 존재인 양 하는 게 위선을 낳지. 우린 자연일 뿐인데.*


4. 보너스 트랙 : 천년학, 김수철


 행복한 주말 맞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