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꿔바로우(2019. 10. 29)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잘 지내시는지요? 지난 일요일 이태리의 섬머타임(콩글리시라는 설이 있죠. 영어로는 Daylight aving time이라고 한다던데)이 해제되었습니다. 갑자기 퇴근 무렵 시간대가 이미 어둑어둑한 시간대가 되었습니다. 지난 주 후반에 비해 일조시간이 짧아진 건 별로 많은 시간이 아닐텐데, 기분엔 밤이 엄청 길어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도가 계절이나 시간대에 대한 느낌에 영향을 주는군요.


1. 커피 한 잔, 자두



주인장 커피(2019. 10. 25)

오늘은 베이징 지역사무소에 근무하는 인도네시아계 IFAD 직원 두 명이 출장 와서 Shankar까지 넷이서 점심을 함께 했다. 맨날 가는 그 집.

말레이시아 영어(인도 영어? 샹카는 인도계 말레이사아인)는 그럭저럭 알아 듣겠는데, 인도네시아 영어는 정말 잘 안 들린다. 2010년 10월엔가 프놈펜에 출장 가 동남아시아 영어에 본격적으로 노출되었는데, 하나같이 못 알아 듣겠어서 매우 힘들어 했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

IFAD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 사례 얘기도 하고, 말레이시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행정수도 이전을 마쳤거나 추진중인 사례들에 대해 얘기들을 나누는데, 사정을 잘 모르는 나는 꾸역꾸역 밥만 먹고 있을 수 밖에. 들어 보면, 인도네시아도 최근에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칼리만탄 주 어디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는데, 수도 이전에 따르는 제반 도전적 요인과 문제점들이 많아서 만만치 않은 거라는 얘기를 한참 하였다.

식후 커피를 늘상 샹카는 아메리카노,나는 디까페인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데, 이 두 인도네시아 사람은 카푸치노를 주문한다. 두 잔 모두 카푸치노 거품으로 뭔 글씨를 써 놨는데, “Tony”다. 뭔가 했더니, 샹카 말이 주인 이름이란다. 주인장 이름이 Antonio니까 애칭이 Tony 맞다. 커피에 자기 이름 써서 주다니, 이태리답다.

보니, 샹카가 두 사람의 점심값을 지불했다. 내가 아시아 스타일이라고 얘기하여, 밥값 계산하는 문화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결론은, 문화의 차이가 있는 건데, 어쨌든 자신에게 똑같은 대접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예의(courtesy) 차원에서 자기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자기 능력껏(파산하지 않을 만큼) 대접하고 그런 사실은 잊어버리는 게 좋다고 내렸다.


이미지: 커피, 커피잔, 음료



2. 홍콩반점, 리미와 감자

https://www.youtube.com/watch?v=uHj51x8ksjo


월급날엔 짜장면에 탕수육이지!(2019. 10. 25)

IFAD의 월급날은 원칙적으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이다. 그런 줄 알고 은행잔고를 확인해 봤는데, 어라 월급이 들어와 있다.
조삼모사인데 아무튼 일찍 받았으니 좋다. 무슨 일인가 하면서도 인터넷뱅킹 화면을 찍어 아내에게 카톡으로 전송.

잠시 후 아내의 카톡, "꿔바로우 먹을까? 월급도 들어오고 블랙프리이데인데."
중국 식당에 가잔 얘기다. 짜장면에 탕수육은 아내의 최애 음식조합인데, 로마에는 짜장면도 탕수육도 없고 그 대신 아내는 꿔바로우가 로마 제일의 음식이라며 가끔 먹으러 가자 한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29일 줄 알고 있으면서 토를 달지 않고, "응"하고 답했다.

퇴근해서 잠시 집에 있다가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까부르(Cavour)역 인근의 중국집 Tin House에 가서 메뉴판을 뒤져서 음식 주문을 했다. 꿔바로우 외에는 정확한 요리 이름도 재료도 모르지만, 아무튼 오징도 튀김같은 것도 시키고 콩껍질을 주재료로 한 음식도 시켰다.공기밥도 하나 시키고.

이리 먹으니 41유로. 베네치아에서는 짬뽕 한 그릇씩만 시켜 먹어도 이보다 더 나왔던 걸 생각하면 로마가 물가가 싸긴 싸다. 신혼 시절, 월급 나오면 100만원도 안 되는 돈에서 이리 빼고 저리 빼고 월 3만원으로 살림 하다가 어느 날 새우깡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눈물이 났더라는 아내의 얘기가 생각 나면서, 월급날 그녀의 최애음식 꿔바로우를 사 줄 수 있으니 인생 성공했다는 다소 황당한 생각이 스쳐갔다. 이 정도면 매일도 사 줄수 있다!


이미지: 음식



3. 타타타, 김국환

https://www.youtube.com/watch?v=fqZOF1u_rWM&t=64s


내가 Shankar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날도 다 있네(2019. 10. 29)

Shankar는 말레이시아 사람이고 부인은 태국 사람이다. 어찌 해서 쿠알라룸푸르에 집을 한 채 갖고 세를 놓고 있는데, 세를 놓아서 얻는 수익률(!% 정도 된다 한다)이 은행 이자율(3.2% 정도 될 것이라 한다)보다 못해서 집을 처분하기로 마음을 정했나 보다.

2012년부터 살고 있는 60대인 세입자에게 집을 처분할 계획임을 통보했는데, 오가는 얘기 끝에 세입자가 ‘Have a heart!’라고 한 말에 마음이 상했나 보다. 점심 먹는 내내 그 집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Have a heart’가 우리 말로 딱 무엇일까 궁금해서 구글에서 찾아봐도 적합한 말이 뭔지 잘 모르겠다. 영어 풀이를 그대로 옮기면 자비심이나 동정심을 가져라..인 것 같은데, 우리 말로는 ‘사정 좀 봐 줘라’ 아닐까 싶다. 아무튼, 언어는 어렵다.)

아무튼, 들어 보니 2012년부터 월세를 올리지 않고 주변 시세보다 낮은 월세를 받아왔던 것 같은데, 집을 팔 계획이라고 알리는데 세입자가 그런 반응을 보이니, 아무튼 그로서도 마음이 상한 모양이다. 한참 얘기 끝에, “Life is difficult.”라 한다. 그렇지, 사는 게 쉽지 않지, 끄덕끄덕.

지난 1년간 내가 이태리 생활의 애환을 떠들었는데, 오늘은 Shankar가 힘들어 하는 얘기 내가 들어줬다. 한 번도 세를 준 사람의 입장이었던 적이 없어서 정확히 그 마음이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내가 들어 주는 날도 있으니 다행이다.



4. 보너스 트랙 : 가을 우체국 앞에서, 윤도현

https://www.youtube.com/watch?v=dIY6y5f98qk


 가을 느낌이 가장 물씬한 노래라 생각하는 곡입니다. 가을이 많이 깊었네요. 곧 겨울로 접어들 것 같습니다. 남은 가을 행복하게 만끽하시며, 겨울 맞이 준비 잘 하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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