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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2악장 '아다지오'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2악장 '아다지오')
근 열흘 만에 음악편지를 재개합니다.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라고 시작하기에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 사이 11월로 접어들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때가 되었네요. 주말에 단양, 제천 쪽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는데, 나무들도 제 할 일 다하고 1년 마무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남은 2022년의 날들 잘 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1.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2악장 '아다지오'

이태원 참사 국가 애도기간을 감안해서 얼마간 쉬었던 음악편지를 재개하면서,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 4>를 이어갑니다.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2악장 '아다지오'를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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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내 삶은 그토록 멋진 행운의 별들 아래에서 시작했지. 하지만 아무도 자기의 운명을 맘대로 할 수 없고, 앞으로 며칠이나 살지 알 수 없는 법. 운명은 받아들여야 할 뿐이야. 섭리가 정한 일은 오게 마련이야. 이제 그만해야겠어. 내 앞에는 나의 '백조의 노래'가 놓여 있어. 미완성인 채 이 곡을 남겨둘 순 없지."

모짜르트가 죽음을 앞두고 다 폰테에게 썼다는 이 편지는 위작임이 밝혀졌다. 한 작곡가의 마지막 작품이 아름다울 때 '백조의 노래'라 부른다. 백조는 죽기 직전 단 한 번 아름다운 목청으로 노래하기 때문이다. 이 편지에서 '백조의 노래'는 미완성으로 남은 <레퀴엠>을 가리키는 듯하다. 하지만 모짜르트의 '백조의 노래'는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가 아닐까?

10월의 마지막 날, 치명적인 아름다움 가득한 이 아다지오를 듣자.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곡, 담담하게 미소짓고 있지만 세상과 이별하는 슬픔이 깊이 배어 있다. 친구인 클라리넷 연주자 안톤 슈타틀러를 위해 작곡했다.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인 1791년 10월 초에 완성했다. 이 무렵 모짜르트가 자신의 죽음을 가까이 느끼고 있었던 걸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곡을 듣노라면 모짜르트가 마지막 순간을 예견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곡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나와서 널리 알려졌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데니스(로버트 레드포드)와 카렌(매릴 스트립)의 사랑이 펼쳐지는데, 이 음악이 있기 때문에 영화 속 사랑은 불멸의 아우라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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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성수, TV를 보면서

2017년 2월부터 로마에 근무하던 3년중 전반부 1년반 이상은 점심을 대부분 혼밥하며 지냈습니다. '혼밥이 뭐라고?'라 얘기할 수도 있고 '왜 혼밥을 해? 사람들도 많은데?' 할 수도 있지만, 아무튼, 사실이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후반부 반쯤은 거의 매일 말레이시아 친구 Shankar AK 와 함께 점심을 했는데, 2018년 오늘이 그렇게 둘이 점심을 하게 된 시작이 된 날이었네요. 참 고마운 친구였습니다. 지금은 북경에 근무 나와 있던데, 언제 또 만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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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의 점심 외식. 혼밥 탈출?(2018. 11. 8.)
오전에 담배 피러 내려갔다가 아시아태평양국 동료 Shankar와 마주쳤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주로 얘기한 건 Shankar였지만), Shankar에게 너는 점심 까페테리아에서 먹냐고 물어 보니, 대부분 아시아태평양국 동료들과 밖에 나가서 한다며, 생각 있으면 시간 맞춰 정문 앞으로 나오란다.
네 명이서 조금 걸어 예전에 IFAD 처음 왔을 적에 갔었던 레스토랑에 갔다. 리조또와 참치, 콩 요리를 먹었다. 가격은 까페테리아에서 먹을 때의 두 배 정도. 나머지 셋이서 수다를 떨며 먹는데, 나는 다 알아 듣지는 못하고 조용조용 밥을 먹었다.
IFAD가 작년부터 각 대륙 지역사무소로 사람을 많이 내보내는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단행해서, 세 사람은 그와 관련된 얘기들을 많이 나누었다. 요지는 조직이 '목표는 근사하게 부르짖으면서 필요한 자원은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는 얘기. 내가 알아 듣기에도 실무직원들이 힘들겠다 느껴지는 얘기들이 있었다.
아무튼, 나를 점심 식사에 초대해 준 Shankar에게 고맙다고 하니, 대부분 그렇게 나가서 먹으니 원하면 함께 하자고 한다. 혼자 까페테리아에서 꾸역꾸역 밥 먹는 풍경을 이젠 닫을 수 있을 것 같다. 대화에 잘 끼어들지는 못해도 그래도 사람들 수다 속에서 밥 먹으면 좀 낫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가격이고 뭐고 간에 사무실 근처 식당 음식 맛은 까페테리아보다 좀 나을 지는 몰라도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저 커피는 내 커피가 아니다. 내가 밥에 휴대폰 들이대니까, 커피는 안 찍냐고 물어 보는 필리핀 출신 동료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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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강말금, 보리차

'보리차가 빨리 식어가는 계절'이라면, 어제가 입동이었으니 바로 지금이 그런 계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 많은 늙은이,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에 빠진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해 달라는 어느 수녀님의 기도라는 글을 읽어 봅니다. 저도 그런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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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순 없아오나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힐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진 않습니다만…..
어떤 성인들으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멘
작자 미상(17세기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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