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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 Ab장조 Op. 110(2022. 11. 13.)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 Ab장조 Op. 110)
아내와 북서울 꿈의 숲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낮은 동산이지만 만추의 풍경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전주로 내려가기 전에 잠시 음악을 골라 봅니다.
내년에는 무엇을 하며 살까, 계획같은 걸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퇴직 후에는 어떻게 살 것인지 구상을 하는 한 해가 되어도 괜찮겠다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1.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 Ab 장조 Op. 110>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 4>를 이어갑니다.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타나 31번 Ab 장조 Op. 110을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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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다고 젊은이보다 나은 선생이 될 수 없고, 그보다 못할 수도 있다. 나이 먹는 과정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기 때문이다." 30대 초반의 데이빗 소로우는 <월든>에서 날카롭게 지적했다. 중국의 원로학자 지센린 선생은 <다 지나간다>에서 좀 더 과격한 표현을 썼다. "늙은이가 젊은이에게 별로 해 줄 얘기가 없는 것은 대부분 인생을 헛살았기 때문이다."

낙엽 지는 가을, 늙음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피아니스트 루돌프 제르킨(1903~1991)은 아름답게 늙어가는 음악가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이 분이 84살 때 연주한 베토벤의 소나타 Ab장조, 늙어서 앙상해진 손에서 이토록 맑고 투명한 소리가 나다니, 놀랍지 않은가? 기력은 젊은이에 비해 떨어지지만, 마음만은 삿됨이 없는 순수함 자체다. 오직 음악에 헌신하며 기량을 갉고 닦은 구도자의 모습이다. 베토벤에 대한 외경심이 오롯이 담긴 연주, 우리에게 "착하게 늙어라, 지혜롭게 늙어라, 아름답게 늙어라" 얘기 해 주는 것 같지 않은가. 아니, 1악장은 노년의 음악이 아니라 차라리 아침의 음악처럼 맑게 빛난다.

마지막 3악장은 아픔을 속으로 삼키는 듯한 서주에 이어서 바흐풍의 푸가가 펼쳐진다. 클래이맥스에 오른 뒤 비탄에 잠긴 주제가 나올 때 베토벤은 "기진맥진해서 한숨이 나온다"고 악보에 써넣었다. 이어서 아주 특이한 대목이 나온다. 똑같은 화음을 크레센도로 10차례 반복 연주하는 것이다. 베일러 대학에서 음악학을 가르치는 로빈 월리스는 저서 <소리를 잃은 음악-베토벤과 바바라 이야기>에서 "청력을 잃은 베토벤이 피아노의 진동으로 소리를 상상하며 작곡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제르킨은 이 대목을 쓴 베토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연주한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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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이브, 술이야
20대에는 정말 많은 술을 마셨던 것 같습니다. '맨날 술이야'라는 바이브 노래의 가사가 들어 맞는 생활이었던 것도 같네요. 적당히가 잘 안 되었어요. 그러니까 사람인 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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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로 인하여 5...눈을 쥐어뜯으면 안 되지!
우리 친구들 중에는 고시를 쳤던 사람도 많고 주변에서 고시생들을 많이들 봐왔으니까 고시생들의 비애를 아는 사람이 제법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고독한 과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지. 특히, 봄볕이 따사롭게 내리고 있는 시간에 활기차게 길을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노라면 자기가 우주공간에 버려진 등신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게도 되지.
특히, 나는 신림동에서 공부를 하지 않고, 홍대 근처의 한 독서실에서 공불 했는데...알다시피 지척에 환락의 거리가 있는 것도 마음 아픈 일이었지만, 독서실 맞은 편에 자리한 예식장은 가끔 고시생들을 슬프게 하곤 했었다. 예식장은 기쁜 행사가 벌어지는 곳이어선지 사람들의 표정이 유난히 밝고 옷도 화사하고 그랬었지. 그래, 고시생들은 휴일엔 비나 주룩주룩 오기를 바라기도 했었지...남 노는 꼴을 보기 싫어서...
내 기억으론 2차 시험을 치기 정확히 20일을 앞둔 날이었지. 7월 중순 날은 더운데, 공부는 해야 되는데, 스트레스는 받는데, 술이, 시원한 맥주가 마시고 싶은 것이었지.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래, 같은 독서실에서 외신가를 준비하고 있던 역시 동문 85선배를 꼬셨지. 그 양반도 역시 소문난 술꾼이었는데...하여간 둘은 밤 10시쯤 털레털레 신촌으로 진출을 하였지. 하루 제끼고 마시자는 약속 하에...둘은 맥주를 신나게 마셨지.
한 열두시쯤 맥주집을 나섰지. 난 술을 더 먹자고 졸랐지. 돈이 거진 떨어진 선배는 "시계받는 곳을 찾아보자."며 신촌문고 건너편의 뒷골목을 어슬렁거렸지...(아마, 거의 '맥주 양주' 이렇게 써있고 퇴물에 해당하는 고참 아줌마들이 서빙하는 그런 동네였을 걸...) 그러나, 시계를 받아주겠다는 가게는 하나도 없었지.
우린, 눈물을 머금고 독서실로 돌아왔지. 끝이냐고? 그럼 얘기가 안 되는 거지. 우리가 잊고 있던 곳이 있었지. 새벽에 라면 먹으로 잘 가던 실내포장마차였지. 그래 가는 거야...우린 새벽 4시까지 펐지...그리고 비틀거리며 집엘 왔지.
아 참, 중요한 걸 하나 빠뜨렸지. 너희들 나 안경 쓰고 다닌 것만 기억할 테지만, 나도 한 때 몇 달간 렌즈를 끼고 다닌 적이 있지. 바로 그 때였지. 잠자기 위해 눕기 전에, 난 습관적으로 렌즈를 뺐지. 근데, 술기운이긴 했지만, 왠지 눈이 따갑다는 느낌이 후두부를 강타했지만, 어쨌든 난 자빠져 잤지.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려는 데, 눈이 안 떠지는 것이었지. 병원에 실려갔지(아니다, 헤매면서 걸어갔다). 렌즈 뺀답시고 각막을 쥐어뜯어서 결막염인가 뭔가가 걸렸다나...쓰발... 2차 시험 치기 수삼일 전까지 난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 했지...
오늘의 교훈 : 暴飮이 예상될 땐 렌즈를 벗고 안경을 끼자! 만약 렌즈를 끼고 폭음을 했다면 렌즈를 착용한 채로 자자! 술 먹고 아무거나 비비고 만지고 그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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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정선, 산사람

아버지와 내가 공통적으로 날리던 대사가 있었다. "산에 가서 살고 싶다." 아버지는 지금도 <나는 자연인이다.를 즐겨 보신다. 산에 뭔가 끌리는 게 있으신 게다. 나도 산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복잡한 세상사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었으리라.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머리 속을 복잡하게 가지면 산에 가 봐야 별로 깨달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아질 것도 없다'는 얘기들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진정한 은자는 속된 곳에서 살아간다는 얘기도 그런 계열의 얘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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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는 데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펀 글. .
대은은어조(大隱隱於朝) - 동방삭
세상을 등지고 산야에 숨어 사는 사람을 '은자'라고 합니다. 속세의 권력에서 멀어져 있지만 자신의 소신과 삶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은자의 모습은 의연하고도 확고해 보입니다.
<장자>에서는 이런 은자들을 '방외지사(方外之士)'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사는 영역(方) 밖(外)에서 사는 선비(士)'란 뜻입니다. 속세를 벗어난 곳에서 속세를 조소하듯 내려다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역사책과 다양한 문학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진정한 은자는 산속에 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속된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역설이 있습니다.
小隱隱於野 中隱隱於市 大隱隱於朝
소은은어야 중은은어시 대은은어조
작은 은자들은 산속에 숨는 자들이다.
중간급 은자들은 시끄러운 저잣거리에 숨는다.
그러나 진정한 거물급 은자들은 간신배와 권력의 암투가 가장 치열한 조정에 숨는 자들이다.
산속이나 들판에서 속세와 떨어져 사는 은자들은 작은 은자들이고, 오히려 치열한 경쟁의 현장에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고 뚝심 있게 사는 사람들이 거물급 은자라는 다소 역설적인 이야기입니다. 호랑이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호랑이 굴을 찾아가 호랑이와 당당하게 대면하고 정면승부를 벌이는 사람이듯 진정 자신의 뜻을 고고하게 펼치며 살 수 있는 사람은 가장 치열한 경쟁의 현장인 도심 한복판에서 속물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물리적으로 몸을 숨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세상과 제대로 소통하면서도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위대한 은자라는 철학입니다. 저 시골 초야에 붇혀 세속의 때를 묻히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은자(隱者)이지만, 세속에 묻혀 살면서 때묻지 않고 자신을 보존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고수(高手)의 은자입니다.
세상과 제대로 소통하면서도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위대한 은자입니다. 大隱隱於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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