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시간 : 2022/11/14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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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디,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새로운 한 주가 또 시작되네요. 이번 주가 지나면 11월도 하순이 됩니다. 정말 2022년이 저무는 날도 멀지 않았네요. 세월 빠릅니다.
기지제 연못 주위를 돌다가, 아직도 다 피지 않은 연꽃 한 송이가 남아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 연꽃은 정말 철 모르는 녀석일까요, 아니면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계절을 무시하며 사는 개성있는 친구일까요? 인간으로 치면 수명이 한 150살 되는 녀석인지도 모르겠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1.비발디,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 360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 4>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비발디의 성악곡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를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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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고통에서 자유로운 평화, 순결하고 진실된 평화는 달콤한 예수, 그대 안에 있을 뿐. 번민과 고뇌 속에 살아가는 영혼이여, 순결한 사랑의 희망으로 만족하라."
고뇌의 연속인 우리네 삶, "세상에 참 평화가 없다"고 탄식하는 노래에서 잠시 평화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역설이다. 영혼을 위로하는 소프라노 엠마 커크비의 상냥한 목소리가 우리의 시름을 덜어주는 것 같다.
'빨간 머리 신부' 비발디는 종교음악을 많이 썼지만, 성스런 사랑만 고집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의 오페라 중 세속적 사랑을 그린 작품도 많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는 그의 종교음악과 세속음악을 대비시킨 '성스런 사랑 & 세속적 사랑(Amor Sacro & Amor Profano)'이란 음반을 내기도 했다. 기악과 성악, 성과 속을 넘나든 비발디는 '음악적 거인'이었던 것 같다. 소프라노, 바이올린, 비올라와 통주저음을 위한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는 비발디의 성악곡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일 것이다.
영화 <샤인>에서 주인공 데이빗 헬프갓이 허공을 가르며 뛰어오르는 장면에 이 곡이 나온다. 천재 피아니스트는 가족과 결별한 채 번민으로 가득찬 삶을 살아간다. 그가 극심한 고뇌를 겪는 장면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협조곡이 흐른다. 하지만 영혼의 상처를 씻고 모든 것을 벗어던지는 대단원에서는 비발디의 이 곡이 울려 퍼진다. 주인공 헬프갓이 고통 끝에 찾은 자유와 평화를 예찬하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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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lbert Hammond, For the peace of all mankind
남의 나라 말을 배우는 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노래 제목의 뜻이 곧이 곧대로 '온 인류의 평화를 위해'라고 이해하고 있다가, 어느 선배가 "경상도 말로 '아, 쫌~(고마해라~)' 이 정도 뜻"이라고 하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그렇다면, '마, 쫌~, 꺼져 줄래?' 라고 외치는 노래였던 것인가 싶습니다. 한국형 엉어로 12년 반 동안 국제 업무를 하면서 월급 받은 세월도 사실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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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질문(2016. 11. 14.)
동시통역대학원 강사의 ‘쉽지만 쉽지 않은 질문’의 예봉이 둔해졌다.
지난 토요일날도 동시통역대학원 강사와 한 시간에 걸쳐 전화영어를 했다. 주제는 변함없이 ‘농업’. 그런데, 그의 질문의 예봉이 둔해졌다. 사실, 농업에 문외한인 그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최근 농업 관련 뉴스를 검색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나, 그로서도 지속적으로 질문 주제를 발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묻기는) 쉽지만 (답하기는) 쉽지 않은 질문은 있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한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뭐냐? 한미FTA를 재협상한다는 데 그렇게 되겠느냐?’, 이런 거였다. 사실 이 문제는 농식품부 내에도 상황대책반을 만들어서 준비할 만큼 민감한 문제이기도 한데, 실상 내가 가진 정보는 신문에 나는 수준 이상 없는 상황에서 질문을 받았다.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한미FTA는 (농업 분야의 경우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의 관세를 철폐한다는 면에서) 높은 수준의 FTA이며, 만약에 재협상을 요구받더라도 추가적으로 시장을 개방해야 할 품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다만, 한미FTA와는 이론적으로 별개인 쇠고기의 연령제한 문제 같은 것을 건드리게 되면 2008년에 보았듯이 매우 민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언급하였다.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한다고 하지만, 세계가 워낙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시대에 기존의 무역협정들을 죄다 무로 돌리려는 시도는 아마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나머지는 ‘소소한 질문’이었는데, 그 중에는 ‘해피버스데이’가 뭐하는 거냐는 질문도 있었다. Happy Birthday가 아니고 ‘Happy Bus Day'인데, 임영진 (Youngjean Lim) 대표님이나 Wangbo Ryu 대표님이 답을 했으면 좋을 질문이지만 이렇게 답해 주었다. 1960년대에 태어난 내 세대 전후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농업, 농촌과 삶의 끈이 닿아 있었지만, 이제는 도시에서 태어나 농업과 농촌이 무엇인지 체험적으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사람들에게 농업, 농촌의 모습을 보고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농업·농촌에 대한 홍보프로그램(Place Marketing)이라고.
‘농업인구는 전 인구의 5%인데, GDP에서의 비중은 2%밖에 안 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도 있었다. 조금 학술적으로 답을 해야 할 질문같았는데, 불행히도 그 문제를 경제통계를 곁들여 유심히 들여다 본 지가 오래 되었다. 시장개방의 진전으로 수입농산물 가격이 국내 농산물 가격의 천정으로 작용하여 농산물값이 오르기 어렵다는 점과, 많은 65세 이상의 농업인이 아주 영세한 농지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구조상 높은 부가가치가 나오기 어렵지 않겠나 답을 했다. 많이 아쉬운 답변이었다.
마침, 우연히도 오늘 #베티카의 임영진 (Youngjean Lim) 사장님이 다녀가셨다. 농업·농촌의 가치를 기존에 농업을 다루던 사람끼리만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적고 그 얘기가 그 얘기인 것의 반복이며, 도시의 사람들이 농업을 이야기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를 남기고 다음 행선지로 가셨다. 한테이블에 꽃 한다발(?1T1f) 운동도 아직은 기획사만 열심히 하고 있어서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남겼다.
이미 ‘농’자인 나보다 ‘도시의 사람들’이 농업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얘기, 어쩌면 인구구성비가 역전된 지금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구체적인 방책은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얘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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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두, 대화가 필요해
대화란 뭘까요. 예전에, '대화라고 부르지만 실은 자기 말할 순서 기다려서 자기 얘기만 하고 있는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뇌피셜에 아내와 공감하던 날이 있었습니다. 말하는 게 있으면 듣는 것도 있어야 하는데, 듣기는 않고 말하기만 하는 상황이 많다는 거죠. 저도 잘 그러는 것 같습니다. 대화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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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이 가족의 주말
- 2009년 9월, 아들내미 초등학교 6학년 어느 날의 기록 -
토요일 오전에 동교동에 들릴 일이 있어 아내와 둘이서 갔다가, 아내는 서울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들어가고 저는 행신동 부모님 댁에 가서 점심 먹고, 버스를 타고 수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오후 다섯 시 경이었죠.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독서의 의지가 불타오르는 게 아니라, "어디론가 질풍처럼 달려가 전원의 풍경을 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있는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고창에서 오늘부터 메밀꽃 축제를 한다는데, 일요일 오후에 회의라..달려가 보고는 싶은데..음..오늘 밤에 달려가 선운산 자락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잠깐 보고 올라와?..'
아들내미 명수는 수업이 있는 토요일이었고, 오후에 농구배우러 가 있는 시간대였습니다.
다섯 시 사십분경, 수지 집 근처에서 버스를 내리면서, '관건은 명수다..어떻게 잘 꼬드길 방법이..?', 이런 생각을 살살하면서 명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오, 명수, 어디야?"
(명수) "집에 가는 중"
(나) "뭐 먹고 싶은 건 없고?"'
(명수) "많지!"
(나) "뭐뭐 먹고 싶은데?"
(명수) "우선..탱크보이(*쮸쮸바 종류), 파란 색으로요, 그리고, '아딸'(최근 뜬 떡볶이집)에서 뭐 사다 먹으면 좋겠는데요? 아..집에 닭고기 있으니까..아딸에서 튀김 사다가 밥 먹으면 되지 앉을까요?'
(나) "오케이, 튀김하고 탱크보이! 쫌 있다 보자!"
튀김과 아이스크림 몇 개를 사고 집에 들어가니, 명수는 이미 도착해 있었습니다. 식탁에 그것들을 두고, 명수에게 살짝 운을 띄웠습니다.
(나) "명수야, 아빠가 여행을 가고 싶은데, 아빠 내일 오후에 회의 있고, 다음 주부터 사무실이 많이 바빠질 것 같거든..고창 있지? 아빠 고향, 거기서 메밀꽃 축제를 한댄다..그래서 엄마 들어오시면 오늘 밤에 가서 자고 내일 아침에 축제 잠깐 보고 돌아왔으면 어떨까 싶은데..." (잠시 뜸을 들이며, 안 내켜하며 "샤워하겠다"는 명수의 표정을 보고) "튀김 먹고 샤워하면서 생각해 봐라.."
나는 소파에 뒤집어져 TV 보는 사이에 명수 씻고, 잠시 시간이 흘렀습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명수에게 살짝 다가가,
(나) "생각해 봤어?"
(명수) "별루"
소파로 돌아와 TV를 보다가, 다시 명수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나) "명수야, 아빠 저녁 생각 없으니까, 니가 밥 차려 먹어라."
그렇게 얘기하고, 아파트 쌈지공원에 내려가서 담배를 한 대 피워물고,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내)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가출했다메?"
(나) "가출은 무슨..담배피러 내려왔지.."
(아내) "무슨 아빠가 자식 키우면서 감정을 다 드러내고 그러냐? 가서 닭고기 구워서 명수 밥 먹이고 있어. 결론은 내지 말고.."
집에 들어가, 닭고기 구워 밥 차려 먹이고 또 TV보고 있고, 명수는 게임하고 있으니까, 아내가 들어왔습니다.
한참 딴 일을 하다가, 명수와 나를 대화시켜 타협안을 도출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명수나 나나 둘 다 자기 주장만 열나게 하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습니다. 명수는 일요일 아침에 친구들과 자전거 타기로 약속도 되어 있고, 학원 숙제도 열나게 많다며, "숙제 못 해서 혼나면 아빠가 책임질 거냐? " 등등의 얘기를 하고, 아내가 "그러지 말고, 내일 인천에 가서 꽃게 먹고 돌아오는 길에 명수아빠를 과천에 내려주면 어떠냐?" 제안에 명수는 상당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나는 "그건 별로다" 그러고, 그러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가고..
결국, 기나긴 신경전 끝에 밤에 고창 내려가 보려된 내 제안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말합니다. "우리 집에는 아들이 둘이야. 당신은 일섭이, 명수는 이섭이, 툭하면 삐지고 섭섭해하고, 아주 쌍둥이야 쌍둥이..나도 나름 섭섭한 일 많고, 섭순인데, 두 섭섭이 사이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둘이 싸우면 너무 힘들어..싸우지 좀 마.."
오늘 아침에 명수는 자전거 타러 나가고, 우리 부부는 커피도 내려 마시고, TV 보며 자다가 졸다가 하다가, 11시 좀 넘어 들어온 명수와 함께 과천의 한 식당에 왔습니다. 여름 한 더위에 먹어보고, 식구들에게 꼭 사주고 싶었던 한치물회를 먹었죠.
나를 내려주고 명수와 아내는 장보고 집에 가러 떠나고, 저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명수에게서 휴대폰 메시지가 왔습니다.
(명수 메시지) '아빠맛있었어요사랑해여'
이건 분명 엄마가 사주해서 보낸 '설정'이다..싶으면서도 답장을 합니다.
(내 메시지) '맛있는 거 또 사줄게 (빨간 하트 세 개)'
조금 있다 다시 명수 메시지가 옵니다.
(명수 메시지) '(빨간 하트 열 네개)'
한 삼십분 지났을까, 명수 메시지가 한 번 더 옵니다..
(명수 메시지) '아빠우리수산시장에서꽃게2킬로샀어여 빨리집에오세요'
아이고, 자식 이기는 방법 없나요? 얼른 회의 마치고 퇴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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