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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가곡 <아델라이데> Op. 46(2022. 12. 1.) 作家의 꿈, 땡제이의 꿈


(베토벤 가곡 <아델라이데> Op. 46)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어느덧 12월의 첫 주말을 앞두고 있네요. 연구개발 수행 부서인지라 과제 연차진도관리하느라 연구자들이 가장 바쁜 시즌입니다.
평균수명은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건강하여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그렇게 오래 남지 않았을 테니 오늘 하루, 바로 지금을 잘 누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 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1.베토벤 가곡 <아델라이데> Op. 46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4>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베토벤의 가곡 <아델라이데>를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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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사이로 빛나는 햇살에 부드럽게 둘러쌓인 봄의 들판에서 나는 외로이 방황하네. 아델라이데! 겨울 같은 강물에서, 알프스의 눈 속에서, 저물녘의 황금빛 구름에서, 밤하늘에 뿌려진 별밭에서 네 모습이 빛나네, 아델라이데!"
봄은 역시 사랑의 계절이다. 사랑하는 마음과 노래하는 마음은 동전의 양면일까? 봄 노래는 대부분 '사랑 타령'이고 베토벤도 예외가 아니다. 아델라이데는 봄이 오면 알프스 산록에 피어나는 보랏빛의 키 작은 야생화로, 귀엽고 청초한 여자아이 이름으로 쓰인다. 대담하고 정열적인 베토벤도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마음 약한 남자였다. 그는 거울 같은 강물에서, 알프스의 눈 속에서, 저물녘의 황금빛 구름에서, 밤하늘에 뿌려진 별밭에서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을 발견한다. 하지만 베토벤의 사랑은 단 한 번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언제나 신분의 벽이 문제였다. 아무도 입에 올리지 않았지만 청각 장애도 여성들을 주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의 불같은 성격이 여성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을 수도 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사랑 타령'은 모두 실패한 사랑이 낳은 자식들이다. 25살 무렵에 작곡한 <아델라이데>는 첫사랑을 꿈꾸는 설렘과 동경으로 가득차 있다. 이 정서는 30여년 뒤 그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변하지 않았다. <아델라이데>의 마지막 노랫말은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갈구한 베토벤의 마음이 아닐런지.
"오, 언젠가 내 무덤에서는 재가 된 내 심장의 꽃이 피어날 거야. 보랏빛 꽃잎 하나하나에 네 이름이 또렷이 빛나네, 아델라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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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헤승, 화려한 싱글

연애는 낭만이지만,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죠. 8년 전에 결혼한다고 신랑감과 함께 인사 온 후배가 결혼생활의 팁을 알려달라고 해서 잠시 당황했던 기록이 남아 있네요. 연애할 때처럼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전전긍긍하는 마음을 10분의 1만 유지해도 결혼생활이 더 평화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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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런 질문..결혼생활의 Tip?(2014. 12. 2.)
12월에 결혼하는 후배동료(연구사)가 청첩장을 주러 왔기에, 차 한 잔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랑될 사람에 대해서, 결혼 준비에 대해서, 신혼여행지에 대해서 등등 얘기를 하다가, 문득 나에게 "결혼생활하는 데 보탬이 될 만한 말씀 해 주실 것 없습니까? 결혼하면 초기에 기선 잡기한다고 많이 싸운다던데.." 묻는다. 청첩장을 주러 와서 그런 질문을 하는 후배는 처음이었기에, 약간 과장하자면 마치 주례 서 달라 부탁받은 것처럼 잠시 당황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이구, 내가 무슨, 결혼생활 20년도 안 한 사람이 무슨 자격이 있다구.."라고 했지만, 생각나는 대로 두 세 가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주례사 중에 '역지사지'하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더라. 그런데, '역지사지'란 건 애초에 불가능하긴 하다. '입장 바꿔 생각'을 해 보라고 하지만, 실제 자리를 바꾸어 보지 않고서 생각으로만 '내가 저 입장이라면'이라고 하는 건 작동이 잘 안 된다. 결혼 초년기 때 아내는 전업주부이고 월급이 나오면 전부 아내가 관리하고 나는 일정액의 용돈만 받아 썼는데, 맨날 '돈이 모자란다' 소리를 하니까, 언젠가는 '내가 열심히 벌어다 주는데 왜 자꾸 돈이 없다고 하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벨기에로 해외근무를 가니까, 모든 거래가 불어로 이루어지고, 대사관 현지인 비서를 통해야만 계좌 처리가 가능해서 내가 통장을 관리하게 되었다. 들어오는 돈은 적은데 나가는 돈은 많고, 돈이 왜 이리 없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귀국해서 통장 관리를 다시 아내가 한 이후 "내가 돈 벌어 주는데..." 이런 류의 말은 잘 안 하게 되었다. 실제 입장이 바뀌니까 이해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실제 역할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니, 최대한 그 사람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보일 지 생각하면, 부부 사이가 좀 나을 것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여자는 친정에서, 남자는 시댁에서 정신적으로 독립하여, 둘만의 집('일가')을 이루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어느 시기에서부턴가 아내가 시부모에 대한 비난을 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맞아 맞아, 우리 어머니(아버지, 집안 문화)가 그런 면이 있어.'라고 맞장구쳤다. 거기서 부모를 '나의 연장(extension)으로 생각하고 방어하기 시작하면 둘 간의 싸움이 된다. 그렇지만, '맞아맞아' 하면 함께 욕한 다음에, 나중에는 미안해서 '사실 나도 문제가 있지..'라고 나오는 게 사람이다. 이것은 효도와는 별개의 문제다."
"보통 먼저 결혼한 선배나 친구들이 '버릇은 초장에 잡아야 한다' 하며 기선 잡기 싸움을 부추기는데, 기선 잡아 자기 뜻대로 상대방을 움직이기 위해 결혼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 사실 삼십년 내외를 각자 살아 온 사람은 서로 다른 문화, 특히 집안 문화 속에서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두 사람이 처음 결혼생활하면 '문화충격'이 나타나기 마련이고, 거기서 자기가 아는 방식대로 상대방을 움직이려는 시도가 '기선 잡기 싸움'의 실체라고 본다. '아, 이 사람이 살아 온 배경상 이럴 수 있겠구나' 라고 이해가 안 되더라도 넘어가는 게 좋을 것이다. 연애할 때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어 잘 해 준 행동의 1/10만큼만 해도 가정은 평화로울 것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지 없는 지도 모르면서 이런 말들을 해 주었다. 생전 처음 경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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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ueen, Bohemian Rhapsody

로마에 근무하던 시절에 Queen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했습니다. 한글 자막은 없고 영어 대사에 이태리어 자막으로 상영되는 영화라 약간 깜깜이로 감상을 하면서도 눈물이 나던 장면이 있었네요. 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한다는 그 한 마디가 왜 눈물이 났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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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ecide who I am.(2018. 12. 2.)
드뎌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다. 로마는 한국보다 한 달 늦게 개봉했다. 관객은 많지 않았다.
퀸의 광팬도 아니고 특별한 팬도 아니지만, 80년대에 퀸 노래와 함께 청춘을 보냈던 내게는 내내 퀸 노래를 빵빵한 sound로 즐길 수 있어 귀가 즐거운 영화였다.
스토리는 그만그만했지만, Live Aid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Freddie Mercury가 움직이기 시작할 무렵의 대사가 마음에 팍 꽂혔다. 영어 대사에 이태리어 자막으로 본 거라 정확히 기억했는지 모르겠지만, "I decide who I am. I will live as a born-to-be vocalist." 이런 비슷한 대사를 읊는다. 그리고서 Jim을 찾아가는 장면, 가족들에게 그와 함께 찾아가는 장면, 이어서 Live aid 공연 장면. "We are the champions"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내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것, 인생에서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실존의 문제, 자기 정체성에 대한 문제이다. I decide who I am. 이 문장 하나 건진 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한 영화였고, Live Aid의 Queen 공연을 찾아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뒤늦게나마 Freddie의 팬이 되고 싶어졌다.
영화 보고 저녁 먹고 콜로세움 역으로 걸어 지하철,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내는 "아재 덕분에 음악 잘 들었어요. 이 영화는 68년생 아재 영화, 국제시장은 할배 영화."란다.
국제시장 보면서는 중간중간 찔끔찔끔 짜다가 이산가족 찾기 장면에선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노래 흐르는 내내 아예 눈물샘이 터져 버렸었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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