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시간 : 2022/12/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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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작, <피아노 5중주곡 2번 A장조>)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전주에도 눈이 조금 내리고 기온이 내려가서 출근길이 미끄러웠습니다. 비로소 제대로 겨울인 것 같네요.
기분이란 게 왔다갔다 한다고 하니, '푸른 하늘만 하늘이 아니고 구름낀 하늘도 하늘인데, 어찌 사람 마음이 늘 푸르기만 바랄 수 있느냐'던 심리학 교수님 말씀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1.드보르작, <피아노 5중주곡 2번 A장조>
<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4>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곡 2번 A장조>를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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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작이 차이콥스키와 의기투합한 건 재미있는 일이다. 1888년, 차이콥스키는 열광적인 환호 속에 프라하를 방문했다. 그는 단순히 러시아 음악가가 아니라 슬라브 문화의 우수성을 전 유럽에 알린 영웅이었다. 두 사람은 만난 순간부터 서로 좋아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함께 지냈다. 차이콥스키는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곡 2번 Op. 81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첫 대목, 피아노 반주에 실려서 첼로가 노래하는 주제를 들으면 이 곡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차이콥스키는 자신을 포함, 음악가에 대한 까칠한 평가로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바흐가 위대한 천재라는 남들의 말은 믿을 수 없고", "핸델은 완전한 삼류라서 아무 흥미가 없고", "베토벤은 중기 작품은 괜찮은 편이지만 후기 현악사중주는 혐오스러우며",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는 거대한 쓰레기에 불과"했다. 그는 자기 음악도 형편없다고 말하기 일쑤였다. "나는 왜 이렇게 작곡을 못할까" 탄식하며 늘 괴로와했다. 오직 모짜르트만 '음악의 예수'라고 찬양하고 숭배했던 차이콥스키가 드보르작의 음악을 높이 평가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차이콥스키는 드보르작을 "나의 친애하는 별나고 재미있는 친구"라고 불렀다. 차이콥스키가 체코말을 모르고 드보르작이 러시아말을 몰랐기 때문에 두 사람은 독일어로 대화했다. 차이콥스키는 러시아 황실협회에서 체코 레퍼토리만으로 꾸민 음악회를 마련하고 드보르작을 초청했다. 드보르작은 1889년 프라하에서 공연된 <에프게니 오네긴> 리허설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참관하는 등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찬탄했다. 두 사람 우정의 기념비로 남은 작품이 바로 이 피아노 오중주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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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l Bano & Romina Power, Liberta
이태리란 나라,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비웃음을 많이 사는 편입니다. 그런데, 로마에 살면서 마주치는 이태리 사람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하지만 답은 얻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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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나라, 이태리(2018. 12. 14.)
이태리어로 "자유(Liberta)"라는 제목의 곡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처음 듣게 되었는 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왠지 이태리의 상징같은 노래처럼 생각하게 된 노래입니다.
자유. 저는 이태리에 대해서 특별히 뭘 알아 보려고 하지도 않고, 로마 유적지나 다른 지역에 갈 때도 사전에 아무 공부도 하지 않고 다니기 때문에, 아내가 공부해서 알려주는 내용 외에 스스로 습득하는 지식은 별로 없습니다. 그저 로마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 직장에 다니고, 거의 이태리인들 밖에 살지 않는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고, 가끔 로마 시내에 나가고, 어쩌다 이태리 다른 지역을 방문하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 제가 이태리에 대해서 배우고 느끼는 원천의 전부입니다.
2년 가까이 이태리에 머물면서 갖는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태리는 자유의 나라다."입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태리=자유의 나라>라는 등식이 내 마음 속에 생겼습니다. 이태리에 도착해서 첫 출근하던 날 아침 마주친, 아무 거리낌없이 담배를 피우며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을 보면서 받은 문화적 충격이 그런 등식을 만든 초석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 바로 밖에 어린이 놀이터가 있습니다. 보면, 아이들을 엄청 놀게 놔 둡니다. 주말이면, 중고등학생들이 모여서 노는 소리가 밤늦게까지 시끄럽습니다. 이태리 사람들 사는 걸 보면, 어느 누구도 남 눈치 하나도 안 보고 사는 것 같고, 또 어느 누구도 남에게 눈치 주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아파트에 살다 보니, 이태리에서도 층간소음 문제가 이슈가 되는지 어떤지 모르겠는데, 쉬는 날 집에 있어 보면 의자 끄는 소리, 피아노 치는 소리, 쿵쾅쿵쾅 걸어다니는 소리, 뭐 아무튼 한국 아파트에서 살 때보다 꽤 더 시끄러운데, 그런 소음을 내고 있다고 별로 의식하지도 않는 것 같고,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자유, 평등은 자주 붙어서 다니죠. 이태리는 정말 평등사회처럼 느껴집니다.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간에 소위 갑을관계, 갑질 이런 용어가 없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접하는 이태리 사람들의 폭이 너무나 좁기는 하지만, 직장의 까페테리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미장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자동차정비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국의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처럼 손님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굽히고 들어가고 과잉친절을 베푸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자기가 제공할 기능을 유쾌한 듯이 제공할 뿐입니다.
아무튼, 사회간접자본 조성과 관리는 아무리 봐도 개판이고 세련된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눈으로 보면 불편한 일 투성이지만, 제 눈에 보이는 이태리 사람들은 모두 다 행복해 보입니다. 그 마법이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자유와 평등이 어쩌면 설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우리 헌법도 자유,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개인을 속박하는 눈에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규율이 너무나 많고, 진정한 평등을 위해 없어져야 할 장벽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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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민기, 바다
로마에서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아시아태평양국에 근무했습니다. 자연히, 태평양 섬나라 얘기들을 주워들을 기회가 있었지요. 관광객들에게는 낭만의 섬이겠지만, 거기 깃들어 사는 사람들의 삶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국제기구에서 섬나라 농업 발전에 도움되고자 일을 한다고 벌여도 잘 진척도 안 되고 뭐가 참 어렵다 생각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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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 왕국(2018. 12. 14.)
오전에 담배 피우러 내려 갔다가 내가 속한 아시아태평양국(Asia and the Pacific Division)의 조달 전문가 Shankar를 만났다. 몇 주전 점심 먹으러 다른 아태국 직원들과 함게 외출하게 연결해 준 바로 그 아저씨다.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통가왕국과 필리핀, 파키스탄을 다니러 3주간 출장갔다 어제 돌아왔다는 그와 점심을 하기로 했다.
점심 먹고 커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출장 다녀온 통가의 사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주로 나는 듣고 그는 얘기하는 식이었지만. 말레이시아 사람인 샹카의 영어는 아주 짤막하고 쉬운 단어를 사용해서, 다른 사람들 영어보다는 상대적으로 잘 들린다.
동서로 뚝 떨어진 두 개의 뚝 큰 섬과 중간의 작은 군도들로 이루어진 통가는 인구 20만 정도인데, 표고가 높지 않고 싸이클론이 한 번 들이닥치면 농작물과 토양을 쓸어 버리기 때문에 농업을 영위하기가 많이 어렵다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예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찾아오던 싸이클론이 요즘은 1년에 두 번 많게는 세 번까지 찾아와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한다. 문맹률이 매우 높은데, 문맹을 면한 사람들은 주로 도시부에서 직업을 구하고, 농촌에는 주로 문맹인 사람들이 많이 거주한다고 한다.
국내에서 농업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하여 먹는데, 쇠고기와 양고기, 치즈를 주로 수입해 먹고, 국내에서 일부 구근류를 생산해서 먹는다고 한다. 이렇게 균형잡히지 않은 식단 때문에 TV에서 남태평양 소개하는 화면에서 보듯이 통가 사람들도 엄청난 비만에 시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국내 농업생산이 어렵고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수입을 해서 식생활을 해결하는 경향은 남태평양에 있는 대부분 국가의 공통적인 현상인 듯하다.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 에서 통가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는 그래서 영양균형을 고려하는(nutrition sensitive)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사실 Nutrition sensitive는 IFAD에서 모든 프로젝트에 공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네 가지 핵심과제(양성평등, 청년, 기후변화, 영양)의 하나이기도 하다.
통가왕국은 재정여건이 열악하여 중국 정부에서 자금을 차입했는데 상환능력이 부족하여 최근에 왕이 중국에 가서 상환기한 연기를 요청해서 기한을 뒤로 미뤘다 한다. 그러나, 미룬 기한에도 상환을 못할 경우 중국은 아마도 통가에 섬을 내놓으라고 할 수도 있으며, 그 경우 중국은 그 섬을 레이더나 잠수함 기지 설치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통가 뿐 아니라 남태평양 지역 교통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피지도 중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상황이라고 한다. 미국, 호주 등의 코 앞에 중국의 해군기지가 들어설 지도 모른다는 얘기였다.
작은 섬나라들(SIDs : Small Island developing countries) 은 특수성을 감안해서 시장개방이나 보조금 관련 규정에서 특별한 고려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WTO 업무 하면서 많이 들었는데, 참 여건이 어렵다는 걸 여기서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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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적, 걱정말아요 그대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인간이지만 결과를 내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 아니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도모하면서도 성패 여부는 내 손을 떠난 선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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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그리고 자유롭게
- 윤 재윤, 잊을 수 없는 증인 -
우리 삶에는 두 가지 차원, 자신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과 하늘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자신이 할 부분에서는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하고, 하늘에 맡길 부분은 편안한 마음으로 자유로와야 한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는 것도 잘못이지만, 하늘에 맡길 일을 자신이 할 수 있는 양 노심초사하는 것도 잘못이다. 우리는 삶에서 간절히 애쓰는 동시에 부담없이 자유로와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끝없이 다가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며 사는 길이다.
신학자 라인홀트 니부어의 기도는 우리를 이러한 지혜로 이끈다.
제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키기 위한 용기를,
그리고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저에게 주십시오.
* 진인사대천명의 의미를 풀어놓은 문장같다. 유대인들 사이에는 78대 22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78까지이고, 나머지는 신의 몫이라나. 문제는 역시 인간이 그걸 구별해 낼 수 있는 존재인가 하는 것 아닐까. 아무튼, 좋은 말이긴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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