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시간 : 2022/12/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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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그리, <미제레제>)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전주는 간밤에 싸락눈 비슷한 게 조금 내렸습니다. 서울 쪽은 눈이 많이 온 것 같은데, 조심조심 안전한 하루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타인이, 세상이 내 맘처럼 움직여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괴롭다고 많이 얘기합니다. 예전에 아내가 베프와 나눴다며 전해 준 얘기가 생각납니다. 타인이나 세상은 원래 내 맘 같지 않은 게 당연하다는 얘기죠.
["골프 쳐 봐라. 니 몸도 니 맘대로 안 되는데, 다른 사람 맘이 니 맘처럼 움직이겠냐?"
사람 마음에 대해서는, 욕심을 버릴 일이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1.알레그리 <미제레제>
<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4>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알레그리의 <미제레제>를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모짜르트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일화와 관련된 곡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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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제 마음을 정결하게 하시고 성령으로 저를 새롭게 하소서."
알레그리의,<미제레제>는 가톨릭 성가 중 가장 아름답고 신기로운 곡일 것이다. 1638년 작곡된 이 9성 합창곡은 고결한 화음, 경외감을 일으키는 높은 선율로 듣는 이가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이 곡은 세계 가톨릭의 중심인 바티칸의 시스틴 성당-미켈란제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있고,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열리는 바로 그곳-에서 부활절 주간에만 부르도록 돼 있었다. 교황청의 권위를 상징하는 성스런 곡이므로 세속의 때가 묻으면 안 된다는 것. 교황청은 이 곡의 악보를 성당 밖으로 갖고 나가는 사람은 파문에 처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1770년 4월 11일, 로마를 방문하고 있던 14살 모짜르트는 수요일 미사에서 이 곡을 듣고 그날 오후 악보에 옮겨 적었다. 천하의 모짜르트도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는지 이틀 뒤 한 번 더 듣고 약간 수정을 해서 완성했다고 한다. (연주시간 12분이 넘는 9성 합창곡을 한두 번 듣고 외워 버리다니!) 교황 클레멘트 14세는 모짜르트를 처벌하기는 커녕, 그의 천재성에 찬사를 보내며 '황금박차 훈장'을 수여했다. 영국 음악사가 찰스 버니는 모짜르트에게 이 곡의 악보를 받아서 이듬해 런던에서 출판했다.
1980년 탈리스 스콜라스의 녹음이 역사적 명반이다. 바티칸 성가대가 이 곡의 일부분을 노래한 동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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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수봉, 미워요
정기적으로 법회에 참석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저는 법명(지운, 지혜로운 구름)도 있는 불교도입니다. 경전을 열심히 읽는 건 아니지만, 스님들이 쓴 책을 조금 읽었는데, 가장 아끼는 책이 무비 스님이 엮은 승찬 스님의 <신심명>입니다. 그 중에서도 첫 구절 "지도무난 유혐간택 단막증애 통연명백(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을 언젠가부터 가슴에 품고 가금씩 의미를 새겨 보며 살게 되었습니다. 문구 해석은 해설자마다 조금씩 달리 하는데, 요는 자기에게 일어나고 주어지는 일들을 좋네 싫네 마음에 드네 안 드네 하고 취사선택하려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는 이야기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들면 집착하고 마음에 안 들면 밀어내려 하는 매일매일의 일상의 모습과 충돌하기는 하지만, 매력적인 한방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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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희, <3분 고전, 나를 돌아보는 모멘텀>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허물하지 마라.
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 - <중용>
옛날 속담에 "일이 잘 안되면 조상 탓이고 잘되면 내 탓"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닌 남에게 있다는 책임전가의 의미를 담은 말입니다. 그런데 진정 성숙한 사람이라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묻고 남을 탓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철학원 '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의 철학이라고 합니다.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허물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옛 선비들은 인생을 살다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할 때면 언제나 이 구절을 되뇌고 또 되뇌며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는 것이 군자가 가져야 할 기본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은 다양한 고전에 나오는데, 특히 <중용>에는 매우 상세하게 '불원천불우인'의 철학에 대해 설명되어 있습니다.
正己而不求於人則無怨
정기이불구어인즉무원
上不怨天下不尤人
상불원천하불우인
나(己)를 먼저 바르게(正) 하고 남에게 책임을 구하지(求) 마라(不).
그러면(勅) 누구에게도 원망(怨)을 사지 않을 것이다.
위(上)로는 하늘(天)을 원망(怨)하지 말고(不),
아래(下)로는 남(人)을 허물(尤)하지 마라(不).
세상을 살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순간순간 닥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마다 조상을 탓하고, 하늘을 원망하고, 주변 사람을 허물하다 보면 결국 그 역경과 고통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할 뿐입니다. 운명(運命)은 글자 그대로 나오게 다가온 천명(命)을 내가 부린다(運)는 의미입니다.
남을 탓하거나 원망한다고 해서 그 운명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다가온 운명에 최선을 다하여 묵묵히 견뎌 나갈 때 진정 그 운명이 자신의 손아귀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허물하지 마라! 운명을 이겨나가는 지혜로운 자들의 역경 극복 철학입니다.
남을 탓하거나 원망한다고 해서
내 운명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不 怨 天 不 尤 人
아닐 불 원망할 원 하늘 천 아닐 불 허물 우 사람 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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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강말금, 보리차
노랫말에 나온 '따끈한 보리차'가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동짓날이니 가장 깊숙한 겨울 속에 들어와 있는 셈인데, 그 강한 추위를 이기는 데 무엇이 필요할까요. 따뜻한 보리차 한 잔에 추위를 잠시 잊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보리차 한 잔이 한 웅큼 마음의 여유의 표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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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호이단 사해야이(攻乎異端, 斯害也已)
해가 바뀔 무렵, 내년에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사람들이 연말에 지난 한 해를 사자성어로 압축해 표현하기도 하고, 새해의 결심도 사자성어로 풀어내기도 한다는 게 떠올랐다. 박재희 씨의 <3분 고전(나를 돌아보는 모멘텀)>을 뒤적뒤적하다가 마음에 드는 한 표현을 찾아냈다. 나와 다른 존재를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람으로 살아 봐야지.
나와 다르다고 공격하면 손해가 되어 돌아온다
공호이단 사해야이(攻乎異端, 斯害也已)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무시하는 것보다 위태로운 것은 없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나름 이유가 있으며 의미가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 종교와 철학 등 살아온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오로지 내 입장에서만 바라보면 나만이 정통이고 상대방은 이단이라는 편견과 고집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이단에 대한 공격과 무시는 때로는 폭력과 협박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단'이라는 단어는 <논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논어>의 (위정)편에 보면 공자가 이단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자세히 나옵니다.
공호이단 사해야이(攻乎異端, 斯害也已)
나와 다른 생각에 대해 공격한다면
이것은 손해가 될 뿐이다.
나와 다른 쪽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배척한다면 결국 자신에게 해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단에 대한 공격과 강요가 결국 심각한 갈등과 분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세상에는 저마다 다른 색깔의 피부를 가진 수많은 민족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생각과 철학, 종교와 문화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인류에게 위해가 되지 않는 한 서로 다름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논어>의 가르침입니다. 오로지 나만의 생각과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는 순간 나와 다른 모든 것들이 이단으로 여겨지고, 그 결과는 갈등과 분쟁, 폭력과 전쟁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서로 다름이 인정되는 사회, 위대한 화합을 이루어낸 세상은 우리 인류가 꿈꾸어야 할 아름다운 미래입니다. 나와 다른 관점, 종교, 사상, 철학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공격한다면 큰 불행을 초래할 것입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남을 공격해서는 안 됩니다.
攻乎異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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