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시간 : 2022/12/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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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합창 환상곡 C단조 Op. 80>)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연일 맹추위입니다. 자연히 외출은 줄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사는 데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거겠죠. 삶의 나날들이 매일 볕들고 따뜻해야 한다는 생각만 버려도 역설적으로 사는 게 괜찮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꿈에서 '전혀 이해가 안 되던 일이 관점을 바꾸니 완전 잘 설명이 되는 상황'을 보았습니다. 사실 사람의 일이란 게 그런 경우가 참 많습니다. 지금의 내 관점만 고집할 일은 아닌가 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1.베토벤, <합창 환상곡 C단조 Op. 80>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4>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베토벤의 <합창 환상곡 C단조 Op. 80>을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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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영혼이여, 예술이란 선물을 기꺼이 받으라, 사랑과 힘이 손 잡을 때 인간은 신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으리!" 베토벤 <합창 환상곡> 마지막 대목의 가사다.
1808년 동짓날 빈의 부르크테아터에서 열린 베토벤 연주회는 클래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해서 10시 30분까지 장장 4시간에 걸쳐 이어진 이날 음악회는 정말 장관이었던 모양이다. 교향곡 6번 <전원>이 제일 먼저 연주됐다. 미사 C장조의 <글로리아>를 지휘한 베토벤은 피아노에 앉아 협주곡 4번 G장조를 초연했다. 협주곡 중간에 연주가 중단되는 참사가 일어나서 처음부터 다시 연주해야 했다. 2부에서 교향곡 5번 C단조가 초연됐다. 베토벤은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지휘했는데, 6명의 독창, 대규모 합창, 오케스트라 등 많은 사람이 호흡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연주가 엉망이 돼 버렸다 한다. 이 어마어마한 연주회를 지켜본 라이하르트의 증언. "우리는 지독한 추위 속에 4시간 동안 앉아서, 한 사람이 이토록 많은 장점과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여러 가지 실수가 우리의 인내를 시험했지만, 음악회가 끝나기 전에 일어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이 연주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합창 환상곡>은 베토벤의 '운명의 조성'인 C단조로 돼 있는데, 사랑과 예술과 형제애를 노래하는 마지막 대목은 C장조다. 필생의 역작인 <환희의 송가>를 예고한 작품으로, 베토벤은 초연 레퍼토리 중 <합창 환상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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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국환, 타타타
<타타타>의 가사는 나이가 먹을수록 더 가슴을 찌르며 다가옵니다. 인생이란 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걸쳤으니 수지 맞는 장사' 아니냐고 '한치 앞을 모두 모르지만 다 안다면 재미없지'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자세가 참 여유로와 보입니다. 초긍정이라고나 할까요. 노래 말미의 허허로운 듯한 웃음소리를 닮고 싶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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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목표란 것에 대해(2014. 12. 24.)
과천에서의 두 시간 회의를 마치니, 해가 저문다. 과천을 향했다 떠났다 하는 시간은 회의 시간의 세 배 이상.
의사결정권자와 단 1분간의 대면을 위해 하루를 다 소비해야 하는 것처럼, 인생은 그렇게 하일라이트는 짧고 준비와 다가감, 내려감과 마무리는 긴 그런 과정인지도 모른다.
어느 해부터인가, 신년목표란 걸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연초에 잠시 스트레스를 받다가, 쉽게 포기하고 잊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인 세월을 보낸 뒤 자리잡은 행태다.
올해는, '꼭 하고 싶은 일 50가지' 뭐 이딴 걸 정해서 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결론은, 50가지는 커녕 열 가지 하고 싶은 일도 정하지 못했고 실천은 더 먼 일이었다. 일년 중 삼분의 이 정도를 무기력한 귀차니즘 속에서 살았으니, 당연도 하지.
올해 하고 싶었던 일 중 못한 것들, 내년엔 할 수 있을까? 귀차니즘과 내가 알 수 없는 변수들이 잠재해 있으니, 사실 알 수 없는 일이다. 올해 가고 싶었던 제주도, 오래 전에 끊어 둔비행기표는 세월호 침몰 바로 다음 날이었고 결국 휴지가 되었었다.
사람의 미래, 알 수 없는 일이다. 거창한 50개 짜리 리스트 갖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함께 하는 이와 마음을 다해 함께 하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보고 싶은 사람을 향해 다가갈 짬을 내고 하는 것들이 중요한 것이다.
올해 지키지 못한 '좋은 술' 양푼밥과 어울려 먹는 약속, 오일 형님 만나러 돌산도 가고 싶은 소망, 내년엔 이루어질까?
마음 닦고 몸 닦고 도 닦아 기드리고다? 사람의 일이란 결국 하늘이 이루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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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훈아, 홍시
어머니 세상 떠나신 지 곧 있으면 4년이 되는데, 어떤 때는 아직도 행신동에 엄마가 살고 계실 것처럼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8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의 기록에 엄마 생각이 나네요. 좋은 곳에서 잘 지내고 계시리라 믿으며 그리움을 달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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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가방값(2014. 12. 24.)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아내다. '상담하고 있을 시간인데?'
"여보, 아버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명수 입학하니 가방 사라고 ㅇㅇㅇ원을 당신 통장으로 보내셨대. 난 지금 상담해야 되서 길게 얘기 못 하니까, 자기가 전화드려."
"아니, 병원비도 부족하실 텐데.."
"그냥 감사하다고 했는데.."
가방 치고는 히말라야 등반용 가방을 사도 될 만한 돈을 부치셨다니..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아버지 잘 계셔요?"
"응. 나야.."
"명수 에미한테 들으니까, 명수 가방 사라고 돈 부치셨다는데..병원 다니시느라 돈도 부족할 텐데..저희가 알아서 하면 되는데.."
"아, 니 엄마가 손주 대학 갔다고 뭐라도 해 줘야 된다고 해서 엄마 비상금 털어서 넣었다. 엄마 바꿔줄 테니 고맙다고나 해라.."
엄마를 바꿔 주신다. 시장통에서 생선, 배추, 떡볶이 뭐든 돈되는 것은 다하며 사남매를 키우신 엄마는 지금 파킨슨 병과 투병중이시다. 아버지 표현대로는 정신이 맑았다 흐렸다 하신다.
"종철이예요."
"어디냐? 전주냐?"
"..네. 엄마 병원 다니느라 돈도 없는데 뭘 보내고 그러셔요. 저희가 알아서 하면 되는데.."
"우리 둘째, 손주도 하나 밖에 안 봤는데, 대학 가면 뭐라도 해 줘야지.."
"...밥은 잘 드세요?"
"그래. 밥 잘 먹는다."
"고맙습니다. 잘 쓸게요. 토요일날 저녁 먹을 때 뵈요."
"춘디 조심히 올라와."
"쉬세요."
나는 공직자 재산등록 때문에 불가피하게 부모님의 통장내역까지 알고 있다. 노후자금을 제대로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점점 병원 출입이 잦아지는 부모님의 자금 사정을 뻔히 하는데..
전화를 끊자 눈물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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