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교향곡 6번 F장조 <전원>)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아파트 뜨락에 라일락도 피고, 제가 이름을 잘 모르는 몇몇 꽃이 피었습니다. 봄의 제 2라운드라고 이름붙여 봅니다.
짧은 백수생활을 접고 내일모레부터 다시 출근합니다. 전주에서 혼자 생활하던 지난 1년간은 새벽부터 움직이며 거의 매일 음악편지를 보냈는데, 가족과 같이 생활하며 과천으로 출퇴근하는 상황이 된 이제는 편지 쓰는 횟수를 1주 1~2회 정도로 줄여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미활동이니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고 대략적인 방향성이 그렇다는 얘깁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단비 소식이 있던데, 부디 충분히 내려서 물이 충분히 확보되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베토벤 교향곡 6번 F장조 <전원>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 4>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베토벤 교향곡 6번 F장조 <전원>을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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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전원>교향곡 1악장은 '시골에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기분'이다. 상쾌한 바람이 피곤한 내 몸과 마음을 다독여 주는 것 같다. 2악장 '시냇가의 풍경', 시냇물이 흐르고 숲속의 동물들이 뛰논다. 끝부분에서는 오보에가 메추리, 플루트가 꾀꼬리, 클라리넷에 뻐꾸기 소리를 낸다.
상처 입은 베토벤에게 힘과 위안을 준 것은 대자연의 품이었다. 니이테(Neate)라는 음악가의 회고. "나는 베토벤처럼 자연을 즐기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그는 꽃과 구름 등 자연의 모든 것에서 강렬한 기쁨을 느꼈다." 베토벤은 1808년 빈 근교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요양할 때 이 교향곡을 작곡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오후 2시까지 일한 뒤 저녁이 되도록 산책을 하는 게 일과의 전부였고, 어떤 때는 해가 져서 어두워질 때까지 숲속에 머물기도 했다. 그는 숲속에서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누렸다. "전능하신 신이여, 숲속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여기서 나무들은 모두 당신의 말을 합니다. 이곳은 얼마나 장엄합니까!"
베토벤은 이 곡의 악보에 "전원 교향곡 또는 전원생활의 회상. 묘사라기보다는 감정의 표현"이라고 써넣었다. 2악장 끝부분 새소리를 들을 때면 눈물이 날 것 같다. 베토벤은 이 사랑스런 새소리를 얼마나 듣고 싶어 했을까, 그 간절한 마음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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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임지훈, 기다리면 대답해 주시겠어요
살면서 배운 것 하나가 '잘 기다리기'의 필요성입니다. 일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다 생략하고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지는 게 사람 욕심이지만, 시간의 힘이 작용하지 않고 되는 일은 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기다릴 수 있는 건가 생각 끝에 '기다리지 말고 지금 주어진 딴 일을 집중하면서 사는' 게 정답 아닌가 생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가장 잘 기다리기는 '안 기다리기'라 생각한 셈이죠. 앞으로도 그렇게 잘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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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힘, 기다림(2018. 4. 4.)
일이 이루어지는 데는 시간의 작용이 필수적이다. 모든 인간의 개별적인 노력을 넘어서는 시간의 힘이 있다. 그래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최선을 다해서 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초조함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힘을 빼지 않기 위해서는 차분하게 기다릴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말은 그런데, 현실적으로 기다림처럼 어려운 게 없다. 기다리는 동안 사람의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타기 쉽상이다. 한달여 뒤에 있을 한국에서 있을 행사 준비와 관련하여 높은 분 모시는 준비를 해야 하는 지금의 내 마음이 그렇다.
마음이 흔들거리다가 스스로 바빠지면, 일의 선후와 경중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고, 눈에 보이는 일마다 다 급하고 중요하고 빨리 해결되어야 하는 일처럼 생각되면서 스스로 과부하에 걸리게 된다.
지금 나는 좀 냉철해져야 한다. 꼭 해야 할 일에 대해, 필요한 수준 만큼만 움직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신 차리자. 아니지, 이태리 말로 Piano, piano! 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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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들국화, 행진
6년전 오늘, 로마에서 정착하느라 몹시 힘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3년간 로마에서 살았다'는 식으로 한 줄로 정리되는 인생의 국면들이 장면장면을 돌아보면 그렇게 만만치는 않죠. 누구의 삶인들 안 그렇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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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지친 몸으로 이삿짐을 기다리며(2017. 4. 4.)
바람이 불고 풀이 누웠다.
굳이 일어나서 바람에 맞서지 않고 헤집음 당해 버티기 사납게 땅과 나란히 누운 채로 해를 향해 간다.
바람은 지나갈 뿐이고 풀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자라고 꽃피우고 열매 맺고 씨앗을 날리겠지.
강한 바람이 연약한 풀을 이기지 못함은,
바람은 하늘에 뿌리없이 떠돌다 흩어지고 풀은 아무리 춥고 더운 바람이 불어도 자기의 흙과 물을 떠나지 못하고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
성위에서 굽어보는 자의 강한 힘이 땅에서 출발하여 하루에 1센치씩 성벽을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가녀리지만 질긴 생명력을 어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지.
포위당한 김에 잠시 쉬어 가자. 그 사이에도 나의 손톱은 자라고 내 동무 담쟁이들과 쑥들, 이끼들이 성곽 벽 사이에 금을 더 내고 있을 게야.
휴식 모드로 전환. 오늘은 2월 하순 부산을 떠난 우리 가구등속이 로마의 아파트로 들어오는 날.
나의 에너지 충전소가 완성되는 날.
잠시 돌아보니, 2월 1일부터 오늘까지 쉼없이 정착을 위해 애썼다, 나뿐 아니라 우리 세 식구 모두. 평균 수면시간 세시간 쯤. 불킨 입술과 1일 평균 만 오천보 정도의 걸음, 가끔 네다섯끼의 식사 심한 경우 여섯끼도 몸에서 요구하던 고단함도 역사속으로.
이젠 점점 더 좋아지는 일만 남았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니 한 점 부끄러움도 두러움도 없다.
자자. 좀 있다 이사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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