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 <돈 조반니> 중 2중창 '손잡고 저기로')
상쾌한 아침 맞으셨는지요? 주말에 일한 저는 휴일입니다. 한가로이 음악 고르며 맞는 아침이 행복합니다. 오늘은 대학 동기도 만나고 농림부 퇴직자 모임도 있습니다.
세상에 '큰 일'과 '사소한 일'의 경계가 어디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사소한 일이 큰 일이고, 큰 일이 사소한 일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큰 일도, 분해해 들여다 보면 사소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던가? 이 사소한 일이 사실 큰 일이다.
- 너무나 사소해 보이는 일들을 하며 한편 부담스러워하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 끙. -(2019. 4. 24. 메모)]
사진은 2021년 만난 울진 앞바다의 조용한 풍경입니다.

1.모짜르트 <돈 조반니> 중 2중창 '손잡고 저기로'
https://www.youtube.com/watch?v=XPYjqz7nToY&t=28s
<잘 모르지만 클래식 음악 한 곡 선곡하기 시즌 4>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이채훈 <1일 1페이지 클래식 365>에서 모짜르트의 <돈 조반니> 중 이중창 '손잡고 저기로'를 소개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책에서 소개된 동영상이 무려 2시간 56분 짜리라 좀 당황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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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를리나는 결혼식을 하루 앞둔 시골 처녀다. 돈 조반니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축하 잔치를 벌이는 자리에서 그녀를 유혹한다. 돈 조반니와 그녀가 함께 부르는 이중창 '손잡고 저기로(La ci darem la mano, 43:22), 체를리나는 황당한 유혹에 저항하지만 무너지기 일보 직전까지 간다. 그녀는 신랑 마제토에게 연민을 느낀다고 말하지만 '네 신분을 바꿔 줄게'라며 유혹하는 돈 조반니를 거부하지 못한다.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뒤 마제토가 화를 내며 나무라자 그녀는 "때려 주세요(Batti, batti o bel Masetto, 1:06:03)"라는 달콤한 노래로 신랑을 살살 녹인다. 노래 후반부에 첼로 솔로가 나오는데, 젊은 선남선녀가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느낌이 첼로 소리에서 샘솟는다. 아름다운 약혼자가 이렇게 노래하는데 마음이 훌어지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2막에서 마제토는 돈 조반니를 추적하다가 오히려 얻어터져서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다. 몸도 아프지만, 신분 차이 때문에 당하는 설움에 마음이 더 쓰라리다. 쓰러져 있는 마제토를 어루만져 위로하는 체를리나의 아리아 '당신은 알게 될 거예요(Vedrai carino, 1:49:03)도 달콤하다. 노래 끝부분의 다섯 음표는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손동작과 일치한다.
돈 조반니가 가장 탐내며 집착한 여자는 젊고 유쾌하고 발랄한 체를리나였다. 체를리나는 1787년 프라하 초연 당시 제일 인기 있는 캐릭터였다. 돈 조반니가 등장하면 여자 관객들이 비명을 질렀고, 체를리나가 등장하면 남자 관객들이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고 한다. 푸르트뱅글러가 지휘한 195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역사적 명연. 영어 자막 읽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신다면 영화 한 편 보는 셈 치고 전막읃 감상해 보시길! 제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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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대가 표시된 세 곡을 별도로 연결해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5QOCUbSZvQ
https://www.youtube.com/watch?v=Isaj6kVb9Ww
https://www.youtube.com/watch?v=jIW_2VObIsA
2. 김동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https://www.youtube.com/watch?v=1oGHSDyDEqA
김동률 씨 노래 잘 하죠. 그의 노래를 많이 찾아 들은 건 아닌데, 우연찮게 들어본 몇 곡들이 참 맘에 들어서 가끔 찾아 듣곤 합니다. <출발>, <감사>, <취중진담> 등등 다 좋죠.
길게 말해 뭐한답니까. 노래는 귀로 듣고 마음으로 듣는 건데요.
3. 정재일 반주, 아이유 <개여울>
https://www.youtube.com/watch?v=kj71jzO5U8k
정미조 씨의 원곡도 훌륭하지만, 아이유도 참 마음에 착 감기게 잘 부릅니다. 애매한 약속을 남기고 갔지만 돌아올 기약은 잘 없는 떠나간 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라... 이건 그저 식민지 시대 옛날 감성일까요, 아니면 인류세가 계속되는 한 누군가는 느끼고 있을 보편적 감정일까요?
가사에 나오는 '가도 아주 가지는 않는다'는 말은 제 보기에 최악 중의 최악의 이별사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제일 힘들 때는 어떻게 보면,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보다도 그런 일이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잘 모르거나 결정되지 않은 상태'인데, 노래는 '안 돌아올 것 같기는 한데, 돌아올 건지 말 건지 알쏭달쏭한 상태'를 그리고 있으니까요. 아예 안 오면 단념이고 체념이고 할 터인데, 안 올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혹시 올 건지 말 건지 하는 생각을 일으키는 상황은 힘드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아이유가 멋지게 소화시킨 곡입니다.